액셀러레이터도 전문시대...푸드테크, 소셜벤처부터 헬스케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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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인큐베이터보다 더 초기 단계의 창업 기업을 벤처 단계로 성장시키는 역할을 하는 액셀러레이터가 분업화하고 있다. 좀더 전문화된 맞춤형 엑셀러레이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종잣돈과 사무실 등 각종 인프라, 컨설팅 서비스 위주 사업 한계를 뛰어넘어 사업 분야별 전문 엑셀러레이터가 증가하고 있어 유관업계 생태계가 변하고 있다.

소셜벤처, 푸드테크, 헬스케어전문 특화 액셀러레이터가 늘어나며 보육기능에 전문성까지 더하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헬스케어전문 액셀러레이터로 시작한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DHP)는 최근 파트너를 3명에서 15명으로 늘렸다.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가부터 각 분야 전문의, 변호사, 회계사 까지 인적구성을 다양화 했다. 국내 헬스케어 스타트업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수순이다. 지난해 12월 첫 투자를 시작으로 투자기업도 3곳으로 늘어났다. 내년까지 최대 8개 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최윤섭 디지털헬스케어 연구소장은 “디지털 헬스케어는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주요 분야”라며 “국내는 전문의료지식, IT, 정부규제 등 다양한 분야가 뒤섞여 있어 스타트업이 뛰어들기는 어려운 시장으로 다양한 전문 파트너와 함께 업계 생태계부터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에오피오오엔지(Sopoong)는 소셜벤처 전문 액셀러레이터다. 지금까지 총 28개 기업에 투자와 보육을 진행했다. 소셜벤처지만 28개 기업가치는 4201억 원에 달한다. 투자 기업 생존율은 일반 중소기업을 훌쩍 뛰어넘는 93%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3기 13개 기업 가운데 '셔틀타요' 등 2개 기업은 후속투자를 이끌어 내기도 했으며 4기 기업 선발에 돌입했다.

외식 비즈니스 플랫폼을 운영하는 씨엔티테크는 최근 푸드테크 전문 액셀러레이팅에 집중하고 있다. 단순 오프라인과 온라인 마케팅을 아닌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와 외식산업을 결합한 푸테크전문 기업 육성을 목표로 잡았다.

씨엔티테크는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시작한지 4년만에 150개 기업이 액셀러레이팅을 받았고 40개 기업은 후속투자를 이끌어 냈다.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는 “지난해 씨엔티테크 액셀러레이팅을 받은 외식미디어 전문기업 그리드잇은 50억원 투자유치에 성공했고 이외에도 40여개 기업이 후속투자를 받고 있다”며 “씨엔티테크가 갖고 있는 기술과 시장인프라 제공으로 푸드테크 전문기업을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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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이들 기업이 특정 분야에 집중하는 이유를 '전문성' 때문 이라고 설명한다. 국내서는 전문 액셀러레이터가 다소 생소하지만 해외는 이미 보편화 돼 있다. 국내 액셀러레이터 규모는 50개에 달할 정도로 양적 성장을 이뤘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헬스케어, 핀테크, 소셜벤처 등 전문분야에 대한 이해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소셜벤처를 운영하고 있는 한 업체 대표는 “소셜벤처는 단순 돈벌이에 목적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투자, 사업 설명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같은 목표를 지닌 사람과 함께 아이디어를 공유하거나 전문화 된 인력이 함께하기 때문에 사업에 충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창주 수원대 창업지원단 교수는 “액셀러레이터 역할은 스타트업 투자뿐 아니라 투자 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도록 돕는 것”이라며 “전문성을 갖고 있는 액셀러레이터는 해당분야 네트워크 인프라를 풍부하게 갖추고 있어 효율적으로 스타트업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