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연, 고속 물체도 잔상 없이 포착하는 적외선카메라 개발

국내 연구진이 적외선 카메라로 고속 이동하는 드론이나 자동차를 잔상 없이 포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카메라 반응 속도를 3배 이상 향상시켜서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하는 첨단 사물인터넷(IoT)과 센서 분야에서 각광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박천홍)은 정주연 나노공정연구실 박사팀이 미량의 적외선 에너지로도 이미지 센서가 재빠르게 반응하는 '적외선 카메라 메타 표면 흡수체' 기술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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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연 한국기계연구원 나노공정연구실 선임연구원이 새로 개발한 적외선 흡수체, 센서를 살펴보고 있다.

적외선 카메라는 외부의 적외선을 열로 바꿔서 시간대별 차이를 이미지화하는 장치다. 흡수체가 적외선 파장을 열로 바꾸는 역할을 맡는다. 내부에 열을 채운 뒤 이미지 센서에 전달하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수 밀리세컨드(㎳)의 시간이 소요되는 가운데 반응 속도가 늦어 이미지가 명확하지 않거나 잔상이 생기게 된다.

업계는 그동안 반응 속도 제고를 위해 흡수체에 구멍을 뚫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처럼 부피를 줄이면 '열 질량(열을 받아들이는 정도)'을 낮춰 열 변환 및 정보 전달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표면적이 작아지면서 적외선 파장을 받아들이는데 한계를 보인다. 이미지화 성능이 급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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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표면 흡수체가 적용된 적외선센서 픽셀 개념도

연구팀은 흡수체 표면에 미세 다공성 '메타 표면'을 구현, 문제를 해결했다. 메타 표면은 특별한 전기 성질을 띠도록 설계된 표면 구조를 뜻한다. 7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미세한 구멍은 적외선 파장 흡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흡수체 부피는 줄이면서 파장 흡수율을 유지한다.

여기에 흡수체 내 열을 유지하는 장치 구조 설계를 더했다. 기존의 흡수체와 카메라 기판이 붙어 있던 것을 분리, 열 손실을 막았다. 앞으로는 이들 기술을 각 산업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상용화 패키징 연구에 착수한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적외선 카메라의 활용도를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속 촬영이 필수인 자율주행자동차, 드론 분야에서 센싱 능력을 강화한다.

박천홍 원장은 “센서 기술은 4차 산업혁명 시대와 IoT 기술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면서 “생소한 개념인 메타 표면 기술을 접목, 국민 생활에 밀접한 기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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