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통신비 구성요소인 단말기와 콘텐츠 부담도 낮추자.”
현재 통신비 인하 대책이 통신서비스 가격 인하에만 초점이 맞춰졌다며 단말기와 콘텐츠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통신비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구체화 방안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발표한 통신비 절감대책은 선택약정 할인율 25% 상향과 월2만원 데이터 1GB 제공 보편 요금제 등 통신서비스에 집중됐다. 당장 이통사는 2조~3조원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통신비 구성요소를 감안하면 이통사에만 요금할인 부담을 전가하는 게 합리적인지 의문이다.
통신비 요금고지서는 통신서비스요금, 콘텐츠 사용료, 단말기 할부금이 2대 1대 1 수준으로 구성된다. 통신서비스 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낮아지는 추세다.
녹색소비자연대가 A통신사 회계자료 제공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통신서비스 이용요금 비중은 54.6%로 전년도 55.6%에 비해 1.2% 감소했다.
반면 콘텐츠 등 부가사용금액은 2015년 21.4%에서 2016년 24.2%로 약 1.8%포인트 증가했다. 단말기 할부금 비중은 2015년 24.2%에서 2016년 21.2%로 감소했는데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가 없었다면 단말 할부금 비중 감소도 미약했을 것이란 분석이 유력하다.
이용자 설문을 기반으로 한 통계청 통계에서도 통신서비스 요금 비중은 지속 감소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월평균 가계통신비 서비스 요금은 14만3098원이지만 2016년에는 12만4496원으로 3년 연속 감소했다.
이통사는 이같은 현실을 고려해 단말기와 서비스 사업자도 통신비 절감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통신비 인하 부담을 분담하는 합리적 대책에는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통사는 정부가 마련할 통신비 사회적 논의기구에서 서비스-콘텐츠-단말기 사업자 간 통신비 인하부담 분담 방안을 다루도록 쟁점화를 본격화한다.
이상헌 SK텔레콤 상무는 “통신요금 청구액 6만원 중 통신서비스는 3만3000원에 나머지는 단말기와 콘텐츠가 차지한다”면서 “1년에 50만원씩 단말기 할부금을 내는 현실을 반영한 전반적 의미의 통신비 해법과 방안을 마련하는데 적극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통사는 콘텐츠사업자에도 통신비 인하여력 분담을 적극 요청할 움직임이다. 김충성 KT 상무는 “이통망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OTT 사업자도 통신비 인하에서 역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대안으로는 네이버 등 대형 콘텐츠 사업자가 소비자 데이터요금을 일정부분 부담하도록하는 '제로레이팅'을 활성화 정책 등이 거론된다.
통신서비스요금, 콘텐츠, 단말기 등 주체별 이해관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되며 사회적 논의기구를 통한 정부 중재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양환정 미래부 통신정책국장은 “정부는 사회적 논쟁을 제도 안에 끌여들여 프로세스 안에서 해결될 수 있도록 법률적 구조를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도별 월 가계통신비 현황(자료:통계청)>
<A이통사의 최근 2년간 고객 요금 중 서비스 부분별 비중(자료:녹색소비자연대)>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