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48년만에 지주회사 전환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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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케미칼판교본사

SK그룹 내에 SK케미칼을 지주회사로 하는 '작은 SK'가 생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이 지배구조 정리와 독자경영 강화에 나선다. SK케미칼이 지주사로 전환하지만, 대기업 집단은 SK로 함께 유지한다.

SK케미칼은 21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SK케미칼 홀딩스(가칭)와 SK케미칼 사업회사(가칭)로 조직을 분할하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1969년 회사 설립 이후 48년 만에 지주회사 전환이다.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은 2014년 11월 SK가스 보유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이 자금으로 SK케미칼 지분을 사들여 10.18%에서 13.17%로 늘렸다. 최 부회장은 3년 간 SK케미칼 지배력을 강화했다.

SK케미칼은 인적 분할로 기존 존속법인은 지주회사(SK케미칼 홀딩스)로 전환하고, 사업회사는 신설회사(SK케미칼 사업회사)로 설립한다. SK케미칼 홀딩스는 자회사 관리와 사업포트폴리오 고도화에 집중한다. SK케미칼 사업회사는 기존 화학사업과 제약사업의 경영효율성을 제고하는데 주력한다. 지주회사와 사업회사의 분할 비율은 48대 52이다.

SK케미칼 관계자는 “SK케미칼에 SK가스 등의 지분이 많아 자체 사업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다”면서 “내부적으로 사업회사와 지주회사가 따로 가야한다는 요구가 있었다”고 말했다. 투자와 사업기능을 분리해 기업 경영의 투명성 강화와 책임경영 확대로 주주가치를 증대한다.

SK케미칼 홀딩스는 SK케미칼 사업회사(화학·제약)와 SK가스, SK플라즈마 등을 자회사로 하는 지주회사가 된다. 각 사업회사의 경영평가와 투자관리를 담당한다. SK주식회사와 함께 보유한 SK건설 지분(28.25%)도 정해진 기한 내 해소할 예정이다.

SK케미칼은 지주회사 전환을 준비하는 첫 단계로 기 보유중인 자사주 전량을 소각 또는 매각하기로 했다. 기보유 자사주 13.3% 중 8%(193만9120주)는 회사가 배당가능이익을 재원으로 매입한 것이다. 회사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본래의 매입취지에 맞게 소각한다.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 중 관련 법령상 임의로 소각이 제한되는, 합병으로 취득한 자사주 5.3%(129만7483주)는 시장에 매각할 계획이다.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은 지주회사와 사업회사의 투자재원 마련과 재무구조 개선에 활용할 계획이다.

'작은 SK'의 지주회사를 맡을 최창원 부회장은 1964년생으로 서울대를 졸업하고 1994년부터 SK케미칼 경영기획실에 입사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과 그 동생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등을 책임지고, 사촌인 최신원·최창원 형제가 각각 SK네트웍스와 SK케미칼 등을 맡는 구조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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