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렉시블 OLED 시장 호황에 힘입어 올해는 전년 대비 80~90% 매출 성장을 자신합니다.”
필옵틱스가 독보적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을 앞세워 승승장구하고 있다. 2015년 매출 576억원을 올린 데 이어 지난해 1772억원을 수확했다. 올해도 가파른 매출 신장세가 예상된다.
한기수 필옵틱스 대표는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S6 엣지 때부터 수혜를 봤다”며 “고객사 수요에 맞춰 적기에 장비를 개발, 공급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SDI에서 10년 넘게 일한 이 분야 전문가다. 필옵틱스를 2008년 설립했다. 광학 기반 설비회사다. 사업 초기 리지드(평면) OLED 커팅 장비 생산에 집중했다. 핵심 고객사 삼성디스플레이에 독점 공급했다. 2013년 매출 1000억원을 돌파, 안정권에 진입했다. 그럼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플렉시블 OLED 시장을 눈여겨봤다.
사업 중심축을 평면에서 플렉시블로 옮긴 것이다. 선택은 적중했다. 2015년 유리기판과 필름을 떼어내는 레이저리프트오프(LLO)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플렉시블 OLED 제조공정에 추가되는 설비다. 현재 매출 대부분을 책임지는 셀 커팅 장비도 비슷한 시기 개발했다.
한 차례 극심한 성장통도 겪었다. 플렉시블 OLED가 처음 양산되기 시작한 2014~2015년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상장을 계획하던 꿈도 접었다. 그러나 한 대표 뚝심이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실적 악화에도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연구 인력을 충원, 플렉시블 OLED 경쟁력 강화에 힘썼다. 당시 결정이 회사 규모를 키우는 결정적 단초가 됐다는 게 한 대표 설명이다.
그는 OLED 시장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를 통해 OLED 생태계에 합류했다. 덕분에 필옵틱스는 지난해부터 공장을 쉴 틈 없이 돌리고 있다. 중국업체들도 빠르게 OLED를 채택하면서 관련 장비 수요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한 대표는 “삼성을 뒤쫓는 후발주자들은 낮은 수율 탓에 더 많은 플렉시블 장비가 필요할 것”이라며 “이에 대한 준비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천안 탕정 액정표시장치(LCD) 생산라인 일부를 OLED로 전환하기로 한 것도 희소식이다. 그는 다시 발돋움할 기회를 노린다. 최근 코스닥시장에 상장, 외연을 넓혔다. 신사업 확대도 추진한다. 자회사 필머트리얼즈를 통해 전량 일본에서 수입하는 증착용 마스크를 국산화할 목표다.
가상현실(VR) 기기에 들어가는 고해상도용 마스크 개발에도 나섰다. 차세대 노광장비에 이어 전기자동차용 2차 전지 제조장비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 대표는 “광학 기술 기반 장비를 생산하기 때문에 부가가치가 높고 경쟁사 진입도 어렵다”며 “앞으로도 기술 우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