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신용이 1360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동안 17조원이 늘었다.
정부의 은행권 리스크 관리 강화로 증가세는 꺾였지만 상대적으로 이자부담이 큰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으로 대출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우려된다.
한국은행은 23일 가계신용 잔액이 2017년 1분기중 1359조7000억원(잠정치)으로 전분기말에 비해 1.3% 증가했다고 밝혔다. 가계대출은 전분기말 대비 16조8000억원, 판매신용은 3000억원 각각 늘었다. 한국은행이 가계신용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대 규모다.
가계신용은 은행, 보험, 대부업체, 공적금융기관 등 금융기관과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 등을 합친 금액이다. 가계부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통계다.
정부가 가계부채 대응을 강화하면서 전반적인 증가폭은 둔화됐다. 특히 예금은행은 은행 리스크관리 강화, 금리상승기조 지속 등으로 분기 중 증가규모가 전분기 13조5000억원이나 전년동기 5조6000억원에 비해 큰폭으로 축소된 1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저축은행을 비롯한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잔액은 298조6000억원으로 1분기에만 7조4000억원 늘며 지난해(7조6000억원)와 비슷한 증가 수준을 유지했다. 심사 강화 등으로 문턱이 높아진 은행 대출 수요가 비은행권으로 쏠렸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가운데 상호저축은행 잔액은 19조3682억원으로 1조833억원 늘었다. 상호금융은 174조348억원으로 2조9830억원 늘고 새마을금고는 2조6288억원 증가했다. 신용협동조합도 8353억원이 불었다.
금융위원회는 가계대출 리스크관리 노력 등에 따라 가계대출 증가세가 안정화됐다고 평가했다. 은행권 뿐 아니라 제2금융권 가계대출도 증가규모가 감소한다는 분석이다. 다만 “금리인하, 부동산경기 회복 등으로 가계부채 증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2013년~2014년에 비해 여전히 증가규모가 커 앞으로도 면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저축은행, 상호금융, 여신전문금융회사 충당금 관련 규정을 개정해 규제를 강화하고 상호금융 전 조합 여신심사가이드라인 확대 등도 차질 없이 이행한다는 방침이다.
질적 구조개선을 위해 전 금융권 총체적 상환능력심사(DSR)를 단계적 도입을 진행한다. 6월 전체 금융권 DSR 로드맵을 마무리하고 소득산정기준 개선·은행권 DRS 표준모형 마련 등도 마련한다. 반면 자금이 꼭 필요한 서민·실수요층을 대상 정책 모기지는 올해 4조4000억원 규모로 차질없이 공급할 계획이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