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 여성 갱년기장애 치료를 위한 호르몬 대체요법(HRT)이 난청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0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국 하버드 의대 브리검 여성병원 새론 커한 박사 연구팀은 1991~2013년 사이 간호사 건강연구(NHS)에 참가한 폐경 여성 8만792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 중 23%가 난청을 겪은 것을 발견했다. HRT를 5~9년간 지속적으로 받은 여성 난청 발생률은 15%, 10년 이상 지속한 여성은 21%를 기록했다. HRT 사용 기간이 길수록 난청 위험이 높았다. 특히 폐경이 늦게 시작된 여성이 HRT를 오래 사용하면 난청 위험이 더욱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평생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토겐에 노출된 시간이 그만큼 길었기 때문으로 추정한다.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HRT로 호르몬이 급증하면 소리를 뇌에 전달하는 내이 유모세포 표면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HRT는 폐경으로 체내에서 소진된 에스트로겐을 대체하는 것인 만큼 노화에 의한 난청도 지연시킬 수 있을 것으로 여겨졌다. 젊은 여성은 멘스 주기 중 호르몬 분비가 가장 낮아지는 구간에서 난청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들도 있다. 또 폐경이 되면 난청이 올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과학자들은 HRT가 난청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해왔다. 이번 연구는 기존 추측을 뒤집는 결과다.
이 연구결과는 북미 폐경학회 학술지 '폐경(Menopause)'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