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히는 넷마블 게임즈의 상장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넷마블은 다음 달 12일 유가증권시장(KOSPI)에 상장한다. 신주 1695만3612주다. 공모 비중은 20%다. 공모 예정가는 12만1000~15만7000원이다. 예정 금액은 2조514억~2조6617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상장 최대어 삼성바이오로직스(2조2496억원)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은 20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마친 후 공모가를 확정한다.
공모 청약은 25~26일이다. 넷마블 공모 예정가 기준으로 최대 시가총액은 13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상장 직후 엔씨소프트(약 6조원)를 따돌리고 단박에 게임 대장주로 등극할 기세다. 국내 시가총액 순위도 20위권 내로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
상장 이후 주요 주주 지분은 방준혁 의장 24.5%, CJ E&M 22.1%, 텐센트 17.8%, 엔씨소프트 6.9%, 기타 8.1% 등으로 구성된다.
◇넷마블의 기적
넷마블은 2007~2011년에 선보인 32개 게임 대부분이 흥행에 실패했다. 당시 연 매출 2000억원에 적자를 면치 못했다.
넷마블은 2011년 방준혁 의장 복귀 후 4년 만인 2015년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당초 목표를 1년 앞당겼다. 3개년 연평균 성장률 104%를 기록한 결과다. 국내 게임사 가운데 일본에 상장된 넥슨 외에는 1조원을 넘은 곳이 없다.
지난해 넷마블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5000억원, 2947억원이다. 2015년에 비해 각각 39.8%, 30.8% 증가했다. 해외 매출액은 같은 기간 137% 늘어난 7573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액의 50.6%를 차지했다.
'리니지2 레볼루션'의 성공으로 넷마블은 지난 2월 한 달 동안 글로벌 게임 배급사 매출 순위에서 중국 텐센트, 넷이즈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한국 기업으로는 역대 최고 순위다. 리니지2 레볼루션은 출시 첫 한 달 동안 하루 평균 70억원 매출을 올리며 월 매출 2060억원을 기록했다.
◇상장 후 추가 상승 여력 충분
상장 후 주가 상승 기대감은 높다. 올해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넷마블은 최근 글로벌 3위 게임 배급사로 올라섰다. 구글 플레이만 놓고 보면 1위다. 지난해 말 출시한 리니지2 레볼루션 흥행과 요괴, 펜타스톰 등 신작 출시에 힘입어 올해 매출액은 3조원, 영업이익은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넷마블의 적정 기업 가치가 15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평가한다.
넷마블 강점은 균형 잡힌 게임 포트폴리오다. 한 곳에 치우치지 않았다는 의미다.
지난해 기준 매출 비중 5%가 넘는 게임만 여섯 개다. 상위 10개 게임의 매출 비중이 78%에 이른다. 장르별 매출 비중도 고르다. 역할수행게임(RPG)이 45%, 캐주얼이 40%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은 리니지2 레볼루션에 힘입어 11%로 확대됐다. 넷마블은 올해 다중접속대전(MOBA) 장르에 치중할 계획이다.
업계 최고 제품수명주기(PLC) 관리 역량도 넷마블의 강점이다. 모바일 게임 특성상 제품 수명이 짧다는 편견을 깬 게임이 다수다. 모두의 마블과 세븐 나이츠가 대표적이다. 두 게임 모두 30개월 가까이 지나 최고 매출액을 기록했다. 마블퓨처파이트는 영화 시리즈 상영 시기에 맞춰 업데이트하면서 제품 수명 주기를 이어 오고 있다.
모바일에 특화한 전문성과 개발 역량은 업계 최고를 자랑한다.
게임 개발은 넷마블N2, 넷마블네오, 넷마블넥서스 등 17개 전문 스튜디오가 맡는다. 2500명이 넘는 개발자가 한 해 20개에 이르는 게임을 쏟아낸다. 넷마블은 해외 진출 성공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모바일 게임으로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 50%를 넘기기도 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넷마블은 잼시티(60%), 타이니코(100%), 카밤(100%) 지분을 인수하면서 북미 시장에도 진출했다”면서 “동양과 서양에서 골고루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공모 자금으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한다는 점도 투자 심리를 부추긴다. 넷마블은 2조원이 넘는 공모 자금 가운데 절반에 해당되는 1조원을 인수합병(M&A)에 투자할 계획이다. 업체 지분을 100% 인수하거나 지분 50~60%를 확보하는 두 가지 M&A 전략을 취한다는 생각이다.
권 대표는 “온라인 게임에서 쌓은 노하우를 모바일에 그대로 가져왔다”면서 “기존 모바일 게임 업체의 단점을 분석해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잇따른 신작 출시, 기대감 'UP'
신작 출시 기대감도 높다. 지난 7일 트랜스포머가 글로벌 출시됐고, 펜타스톰과 블레이드 앤 소울 등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최고 기대작은 펜타스톰이다. 사전 테스트가 12일 기준 구글 플레이 인기 게임 1위를 기록하면서 흥행 돌풍을 예고했다. 예약자 수도 3주 만에 200만명을 넘어섰다. 펜타스톰은 중국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가 내놓은 '왕자영요'의 글로벌 버전 '전설대전'을 모바일로 만들었다. 세계적으로 다운로드 수가 2억건이 넘는 대작이다.
펜타스톰이 이례로 출시 전 사전 테스트 1위에 오르면서 모바일다중접속대전(MOBA) 게임 시대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넷마블은 펜타스톰으로 모바일 e스포츠에도 도전하기로 했다. 대국민 게임 오디션 방식이다. 누구나 참여가 가능한 단기 대회를 열어 프로 정규리그까지 이어 간다는 구상이다.
블레이드앤드소울은 리니지2 레볼루션 개발 노하우를 잇는 MMORPG이다. 중국 내 150만 사용자가 동시 접속한 인기 게임이다. 트랜스포머도 인기 영화를 소재로 해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9일 미국 구글 플레이에서 다운로드 2위를 기록했다.
◇해외 시장에서도 강세
넷마블은 글로벌 3위 배급업체로 올라서면서 해외 시장 진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미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는 지배력을 갖췄다. 넷마블 게임은 지난해 구글 플레이와 앱스토어 기준 한국과 홍콩에서 1위, 인도네시아와 태국 2위 등 8개국에서 10위권 안에 들었다.
모바일 게임 진출이 어려운 북미 시장에도 발을 디뎠다. 2015년 잼시티, 2016년 티니코, 올 2월 카밤에 이르기까지 현지 게임 회사를 M&A하며 북미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M&A에 따른 특허도 130개가 넘는다.
최고 흥행작으로 예상되는 리니지2 레볼루션도 올해 안에 북미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철저한 현지화와 퍼블리싱 전략으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권 대표는 “올해 하반기에는 리니지2 레볼루션이 중국과 일본 시장에서 성공할 것”이라면서 “블레이드앤드소울' '펜타스톰' '세븐나이츠 MMORPG'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으로 글로벌 메이저 게임업체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표>넷마블 주식상장 추진 현황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