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7일 각 당의 대통령 선거 주자들은 전략 요충지에서 첫 유세를 벌였다. '통합' '안보' '서민' '역전' 등 키워드를 앞세웠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새벽 기차를 타고 대구시 달서구에 있는 2·28 민주의거 기념탑 참배로 유세 일정을 시작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가 구여권 텃밭인 대구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하기는 처음이다. 대구에서 지역주의를 타파하고 전국 지지를 받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문 후보는 '통합'과 '일자리'를 내세웠다.
문 후보는 경북대 북문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대구 마음을 열어 정권 교체의 시발점이 되도록 도와 달라. 간절한 마음으로 대구로 달려왔다”면서 “대구, 부산, 광주 대통령이 아니라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호소했다. 대구 성서공단에선 '일자리 100일 플랜'을 선보이고 당선되면 '일자리 창출에만 쓸 10조원 규모의 추경 편성'을 약속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첫 유세를 갖고 '국민'과 '미래'를 유세 화두로 던졌다.
안 후보는 “공정한 나라, 실력이 백(배경)을 이기는 나라를 만들겠다”면서 “국민과 함께 미래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안 후보는 “우리 아이들이 다시 꿈꾸게 하겠다. 4차 산업혁명시대, 융합혁명시대에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만들겠다”면서 “미래를 여는 50대의 젊은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검찰·경제 개혁 등 국민이 요구한 개혁 과제를 반드시 실천하겠다”면서 “약속을 지키는 정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와 관련해 이날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한국 차기 대통령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서는 “하루 빨리 미국과 의사소통하면서 대한민국의 안보 문제를 최우선으로 해결해 나가겠다”면서 “중국을 반드시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선거운동 출격지로 서울 가락동시장을 택했다. 자신이 강조한 '서민 대통령' 이미지에 맞춘 전략 행보로 풀이된다. 이날도 유세보다는 민심 탐방에 초점을 맞췄다. 상인들을 만나 “집권하면 서민경제를 살리는 것에 중점을 두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후보는 유세 이후 순대국으로 아침 식사를 해결한 후 충남 아산 현충사를 찾았다. 이어 야권 표밭인 대구 칠성시장과 동성로, 서문시장 야시장을 찾아 소상공인과의 접점을 넓혔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인천상륙작전기념관에서 첫 유세로 나서 '안보'와 '역전'을 강조했다. 유 후보는 6.25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으로 전세를 뒤집은 것처럼 자신도 대선에서 대역전을 이루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동시에 자신이 '안보 대통령 적임자'임을 내세우면서 분산된 보수층 표 결집에 주력했다.
유 후보는 “맥아더 장군이 1950년 9월15일 인천상륙작전을 성공해 김포, 영등포를 거쳐 13일 만에 서울을 수복했다”면서 “우리도 할 수 있다. 우리도 22일 만에 수복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이날 0시에 경기도 고양시 서울메트로 지축 차량기지를 방문한 데 이어 서울 여의도역에서 출근길 유세를 펼쳤다.
역대 가장 많은 15명 후보가 등록한 이번 선거전에서 10명에 이르는 군소 후보들은 선거운동 시작과 함께 경쟁 후보 전략을 분석하며 향후 유세·홍보 전략을 가다듬는데 주력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