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계가 국회에서 논의 중인 근로시간 단축안이 통과되면 8조6000억원을 부담해야 한다며 근로시간 단축 입법을 반대했다.
중소기업단체협의회(회장 박성택)는 2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근로시간 단축 관련 중소기업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발표했다.
이날 중소기업계는 일자리를 나누기 위한 정책이 오히려 일자리 근간인 중소기업 경영을 압박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면서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현행 주 68시간을 주 52시간으로 단축하고, 휴일근로 16시간을 연장근로시간에 포함하는 내용의 입법안을 논의하고 있다.
중소기업계는 법안이 시행되면 약 8조6000억원 부담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15년 기업이 근로시간 단축에 의한 휴일근로 중복할증과 추가고용으로 약 12조 3000억원의 부담을 질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중 중소기업 부담은 70%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중소기업계는 30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서 적용범위를 4단계로 세분화하고, 노사합의시 추가 8시간까지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또 휴일근로에 대한 중복할증도 현행 50%로 인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금형기업은 특성상 대기업 납품기일을 맞춰 근무해야 하는데,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국내 제조업체는 경쟁력을 잃고 고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숙련공이나 고정인원으로 운영되는 생산라인 근로시간 조정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중소기업 인력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측했다.
중소기업계는 국회 논의가 2015년 노사정위원회 합의안까지 무시하며, 경영계의 일방적 양보만 강요하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아무리 좋은 법과 제도라도 현실에서 따라갈 수 없다면 범법자만 양산할 뿐이며, 법규범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가 고용인데, 고용문제 해결을 위해 종합적으로 대비해야지 근로시간 단축(입법안)만으로 못 한다”고 말했다.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