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정표시장치(LCD) 업계가 수요가 급증하는 65인치 TV 패널 확보에 묘안을 짜내고 있다. 한 장의 마더글라스에서 다양한 크기 패널을 찍는 멀티모델글라스(MMG) 비중 확대, 기존 8세대보다 크기를 소폭 키운 8.6세대 생산라인 투자 등을 검토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8세대 생산라인에서 65인치와 32인치를 마더글라스 한 장에서 동시 생산하는 MMG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BOE, 차이나스타(CSOT), AUO 등 중국·대만 패널 제조사도 MMG로 65인치 패널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을 중심으로 변형된 8세대 규격에서 대형 패널을 양산하는 시도도 등장했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는 8세대(2250×2500㎜) LCD 규격에서 65인치 3장과 32인치 6장을 생산하는 MMG 비중을 키우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일찌감치 MMG를 시도했고 비교적 높은 수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도 65인치와 32인치 MMG 양산에 나서면서 수율 높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LG디스플레이는 65인치에 이어 75인치 패널도 MMG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75인치와 49인치를 한 번에 생산한다.
65인치는 8세대에서 3장을 생산할 수 있지만 10.5세대(2940×3370㎜)에서는 8장을 찍어낼 수 있다. 때문에 8세대에서 65인치 3장을 배치하고 버리는 나머지 부분에 32인치 패널 6장을 배치해 동시에 두 가지 규격을 생산하는 MMG를 적용했다.
MMG는 한 개 마더글라스에서 한 개 규격만 생산하는 싱글컷보다 수율이 낮다. 두 가지 이상 규격을 한 번에 찍어내므로 공정이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패널 제조사 입장에서는 수율 하락을 감수해야 하지만 65인치 공급이 부족한 만큼 MMG 수율을 높여 최대한 65인치 패널을 확보하는 게 절실하다.
중국은 BOE와 차이나스타를 중심으로 43인치와 18.5인치, 43인치와 23.6인치를 함께 생산하고 있다. 40인치를 생산하는 한국·대만 제품과 직접 경쟁을 피하고 크기를 소폭 키워서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다.
중국은 8세대에서 65인치를 MMG로 양산하려고 노력 중이다. 대만 AUO도 8세대 라인을 증설해 새롭게 65인치 MMG 양산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8세대 규격보다 세로 길이를 좀 더 늘린 8.6세대 규격도 중국과 대만에 등장했다.
8.6세대는 2250×2600㎜ 혹은 2250×2610㎜ 크기다. 최근 8세대 생산라인을 신설한 중국 HKC, CEC-셴양 정부-CEC채홍(유리 제조 합작사)이 합작 투자한 CHOT가 LCD 생산라인을 8.6세대 규격으로 건설하고 있다. 대만 이노룩스도 8.6인치 '8b' 라인을 마련하고 있다. 오는 3분기부터 대량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8.6세대에서는 32·50·58인치 싱글컷이 가장 경제적이다. 8세대에서 32인치, 48·49인치, 55인치 양산이 유리한 것과 다르다. 뿐만 아니라 HKC, CHOT, 이노룩스는 8.6세대에서 45인치와 23.6인치, 혹은 43인치와 10인치 후반대~20인치 초반대를 MMG로 양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CEC판다는 8.6플러스(2290×2620㎜)로 불리는 규격에도 대응할 예정이다. 50인치와 58인치 싱글컷이 경제적이지만 58인치와 68인치 MMG도 가능하다.
변형된 8세대 규격을 사용하면 초대형 10.5세대 설비에 새로 투자하지 않아도 65인치를 효율적으로 얻을 수 있다.
강정두 IHS테크놀로지코리아 연구원은 “8.5세대와 10.5세대는 43인치와 65인치 생산 효율이 비슷하다”며 “MMG에서 수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지만 10.5세대에 투자해서 정상 가동할 때까지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므로 당장 현실적 대안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