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리뷰해주세요"... 깜빡 속았다간 네이버·페이스북 계정 털린다

“혹시 저희 회사 제품도 리뷰해 주실 수 있을까요?”

“고소장 접수했고 조만간 경찰서에서 봅시다”

체험단 리뷰 요청이나 경찰 고소장 접수 협박 등으로 위장한 계정 탈취 피싱이 기승이다. 블로그 이용자가 솔깃할만한 내용을 담아 정교하게 꾸민 피싱 사이트로 접속을 유도한 뒤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훔친다. 탈취된 계정정보는 또 다른 피싱이나 온라인 사기 등에 악용돼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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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단 리뷰 요청과 고소장 접수 협박 등으로 내용을 꾸민 피싱 쪽지·메일(자료:이스트시큐리티)

23일 이스트시큐리티에 따르면 최근 국내 유명 블로그 서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계정 정보 탈취 목적을 지닌 피싱 쪽지와 메일이 유포됐다. 피싱 쪽지 유포 등에 사용된 포털 계정 역시 이미 탈취당한 다른 정상 사용자 계정으로 알려졌다.

피싱 쪽지에는 인기 블로거에게 제품 리뷰를 요청한다는 내용과 함께 신청 링크 주소가 첨부됐다. 해당 링크를 눌러 접속하면 네이버와 페이스북 등 로그인 화면으로 연결된다. 공격자가 허위로 만든 피싱 사이트다. 언뜻 봐서는 정상 로그인 화면과 구분이 어렵다. 주소를 자세히 살펴보면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사이트 도메인과 일부 철자가 다르다.

아이디 비밀번호 입력란에 정보를 넣고 로그인을 시도하면 공격자 서버로 계정 정보가 전송된다. 정보를 빼낸 후에는 보통 정상 사이트로 피해자를 이동시켜 피해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경찰 고소 협박으로 불안감을 키워 피싱 사이트 접속을 유도하는 공격 유형도 포착됐다. 중고 거래 사기 정황을 캡처해 블로그에 올렸다며 링크 주소를 메일 등에 첨부해 보낸다. 올해 초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초상권 침해 항의 메일을 가장한 피싱 공격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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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페이스북 등 로그인창으로 정교하게 꾸민 피싱 사이트 화면(자료:이스트시큐리티)

사이버 암거래 시장에서는 일반인 계정이라도 현재 꾸준히 사용되는 계정은 높은 단가에 거래된다. 과거 정상적인 중고 거래 이력이 있는 계정이나 블로그에 본인 정보를 상당 부분 노출한 계정 역시 마찬가지다.

탈취된 계정 정보는 온라인 사기나 스팸 유포, 불법 광고 등에 악용된다. 블로그 이용이 활발한 이용자 계정은 상대방에게 높은 신뢰감을 주기 때문에 중고거래 사기 등에 효과적으로 악용된다. 계정을 탈취당한 이용자 역시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사기 혐의 용의자로 지목된다. 온라인 카페 등에서 본인도 모르는 새 부적절한 활동으로 이용 정지를 당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최근 대선 정국을 맞아 가짜뉴스 등 유포에 악용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인지도가 높은 블로그나 신뢰성 있는 공식 계정 등으로 가짜뉴스가 뿌려지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다.

이스트시큐리티 관계자는 “피싱 사이트로 계정 정보를 탈취하는 수법은 고전적이지만 꾸준히 등장하고 많은 피해가 지속 발생 한다”면서 “포털 사이트 등 로그인창이 화면에 뜨면 정보를 입력하기 전에 주소가 정확한지 항상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네이버, 페이스북, 구글 등이 사용자 계정을 보호하기 위해 제공하는 2단계 인증 기능도 피해 예방에 효과적이다. 스마트폰 일회용비밀번호생성기(OTP) 기능이나 문자 메시지 인증, 타지역 로그인 차단 등 보안 기능을 미리 설정해 두면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탈취당하더라도 계정이 악용되는 일을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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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보안설정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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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스마트폰과 USB 동글형 보안키를 이용한 2단계 인증 기능을 제공한다.(이미지:구글 보안설정 안내 페이지)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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