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은 모두를 이기려 해서는 안 된다. 상대에게 고개 숙일 줄 알아야 한다.”
하드웨어 액셀러레이터 N15를 창업한 류선종·허제 공동대표가 추천한 책은 '사장의 길(서광원 저)'이다. 이 책은 사장이 겪는 고충과 사장이 갖춰야 할 리더십을 소개했다.
N15은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전문적으로 발굴, 육성하는 액셀러레이터다. 두 대표는 2015년 2월 N15 법인을 설립했다. KAIST MBA 출신인 류 대표는 대기업을, 회계사였던 허 대표는 유명 회계법인을 등지고 창업에 뛰어들었다.
허 대표는 추천 이유로 “최근 류 대표와 함께 책을 읽으면서 많은 사장이 겪는 고충에 공감했다”며 “창업자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잘 정리했다”고 밝혔다. 공동 창업가인 두 대표에게도 책 내용이 시사하는 바가 컸다.
두 대표는 공감하는 내용으로 '모두를 이기려고 하면 안 된다'와 '고개 숙일 줄 알아야 한다'는 대목을 들었다.
허 대표는 스타트업 팀 구성은 비슷한 사람이 아닌 다른 성향의 사람으로 꾸리라고 조언했다. 그는 “사업은 사장이 아무리 능력 있더라도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며 “스타트업 구성원도 비슷한 사람보다는 다른 성향과 재능을 가진 사람이 뭉쳐 결점을 보완하는 편이 생존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류 대표는 “고개 숙인다는 건 자신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존중하라는 의미”라며 “이러한 마음가짐을 품어야 창업자는 고객과 시장을 지향한 서비스와 제품을 내놓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두 대표가 이 책을 함께 읽었던 이유도 사업 파트너로서 같은 방향을 공유하고, 장기적으로 N15을 글로벌 수준 액셀러레이터로 키우기 위해서다.
현재 N15에는 중국 심천 하드웨어 액셀러레이터 HAX 출신인 알파랩스, 메텔 등 스타트업 10개팀 25명이 입주 중이다. 그간 60여개 스타트업이 이곳을 거쳤다. 이 가운데 3D프린터 메탈파우더 제작 원천기술을 보유한 3D컨트롤즈는 대기업 투자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N15은 내달 초 베트남 하노이에 N15 현지 법인을 세운다. 최근에는 인텔, LG, 삼성, 닛산 인피니티 등 국내외 대기업에서도 N15에 시제품 제작과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젝트 의뢰가 들어온다.
류 대표는 마지막으로 정신력을 강조했다. “창업은 정신력 게임이기 때문에 대표 정신력이 무너지는 것은 치명적”이라며 “지금 겪는 어려움은 모든 대표들이 똑같이 겪는 어려움인 만큼, 자괴감에 빠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