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스마트 헬스케어 기업 수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매출 등 사업성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을 내는 기업도 하드웨어·플랫폼 분야에 국한돼 산업 생태계가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 관련 법·제도 개선으로 활발한 생태계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산업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성장동력, 스마트헬스케어산업' 보고서를 내고 스마트헬스케어분야 기업 수가 2010년부터 2015년 사이 5.38% 늘었다고 밝혔다. 반면에 매출액은 2010년 약 100조원에서 2015년 101조원 수준에 그쳤다.
스마트헬스케어 산업 매출은 대부분 하드웨어·플랫폼 관련 기업에서 발생했다. 2015년 기준 스마트헬스케어 분야별 총 매출액 비율은 플랫폼(41%), 완제품(31%), 부품(28%) 순이다. 나머지 진단·건강관리·콘텐츠 분야 기업은 매출액 비율이 0%대에 그쳤다. 그만큼 시장생태계 불균형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스마트헬스케어를 수용할 법·제도 기반이 미비하다는 지적이다. 질병의 사전 예방 및 다양한 형태의 건강관리를 위한 '건강관리서비스법'이 여러 차례 발의됐음에도 불구, 통과되지 못했다. 현행 의료법상 의료인 간 원격의료는 허용하지만 환자·원격지 의료인 간 의료서비스는 허용되지 않고 있다.
세계 주요국은 스마트헬스케어 산업을 4차 산업혁명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정책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2015년 발표한 '21세기 치유법안(the 21st Century Cures Act)'과 '정밀의료 이니셔티브(Precision Medicine Initiative)' 등 정책으로 스마트헬스케어를 지원한다. 일본은 2015년 바이오헬스 자원 통합·관리를 위해 '일본의료연구개발기구'를 발족하고 지난해부터 원격의료를 본격 추진한다. 중국 또한 '중국제조 2025'에서 바이오의약, 고성능의료기계를 10대 핵심 산업분야로 선정해 산업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스마트헬스케어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법·제도 정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범부처 관점의 정책 효율화가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스마트헬스케어산업 핵심 자원인 건강, 의료 빅데이터 조성과 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법,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며 “빅데이터 융합 플랫폼, 합리적인 국가 인증 시스템 등 산업 생태계 핵심 인프라 구축에서 범부처 관점 정책 효율화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