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일의 한중록]<21>한국게임 판호제한을 보는 냉정하고 합리적 시각

지난 주 한국 게임업계 이슈는 `한국 내 사드배치로 인한 한국게임의 신규 판호제한`이었다.

주요 내용은 △한국게임 신규 판호가 3월 이후 제한될 것이다 △한국산 게임뿐만 아니라 한국 IP를 활용한 게임도 해당 제한의 대상이 된다 △한국산 문화 콘텐츠 수입이 전면적으로 불허될 예정이라고 텐센트, 360 등에서 통보했다는 내용으로 압축된다.

중국인이 이 문제를 `심각한 안보위협`으로 인식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 이유를 빌미로 한국에 대한 여러 단계 경제보복조치에 들어간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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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일 차이나랩 대표

사실관계를 확인해 보았다. 한국산 문화 콘텐츠 수입을 전면 불허한다고 언급된 360 관계자는 `정정보도 요청`을 고민했다. 지시가 내려오지 않았거나, 고위층에만 전달이 되었는데 실무까지 전달이 되지 않았다고 추론할 수 있다.

한국산 게임뿐만 아니라 한국 IP를 활용한 게임, 서비스 중인 판호까지 제재된다는 소문도 돌았다. 이 경우 중국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가진 한국 지식재산권(IP) `미르의전설2` `뮤` `크로스파이어` `리니지` `던전앤파이터`가 제재 대상이다.

직접 제작해 수출하는 케이스와 달리 IP 라이선스 로열티는 그리 높지가 않다. 통상 순매출 10~15% 수준인데 현재 중국에서는 IP확보를 전쟁이라고 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IP 확보가 모바일게임 성패에 상당한 영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그 동안 인기를 끌었던 한국산 IP들이 재조명됐고 상당수가 이미 사용계약을 맺었다. 이미 나온 게임도 상당수고 나올 게임도 남았다.

나오지 않은 게임도 라이선스 계약금, 개발비 투자는 이미 집행됐다. 그 결과에 따른 수익 85~90% 수준이 중국회사의 몫인데 10~15% 한국 로열티를 막기 위해 제재조치를 내린다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이 조치가 실현될 경우 중국 게임업계에서 받을 피해가 (한국에 비해) 너무 크다. 중국 입장에서도 적당한 제재방식이 아니다.

`중국에서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다`는 말이 있다. `그 어떤 믿어지지 않는 일이 발생해도 그럴 수 있다`는 전제하에 본 상황을 신중하게 예의주시할 필요는 있다.

큰 회사들이야 약속이나 한 듯 `그런 일 없다`고 하지만, 실제 중소규모 회사들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실제 모 회사는 3개월 넘게 협의해 계약서까지 주고받은 모바일게임 중국수출 계약이 취소됐다. 항주 애니메이션 박람회에 전시를 앞둔 한국 업체는 소방법을 핑계로 부스허가가 나지 않아 참가취소가 되는 황당한 경우를 겪었다.

너무 호들갑을 떨면서 공포감에 떨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상관없는 일로 치부해 버리는 안일함도 없어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가 정확한 실태조사를 통해 업계가 받는 구체적 피해사례를 모으고 대책수립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 이슈는 양국 간 정치적인 이슈로 발생한 문제기 때문이다. 업계는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을 어필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려운 시기 함께 헤쳐가길 기대한다.

김두일 차이나랩 대표 dooil.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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