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중립성은 현미경식 규제…차등적 요금제·서비스 보장을"
“5세대(5G) 이동통신 투자 촉진을 위해 충분하게 주파수를 공급할 계획이다. 5G가 경제 성장 이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한국 정부와도 공유하고 싶다”
아지트 파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에서 본지와 단독으로 만나 이같이 밝혔다.
파이 위원장은 5G 투자 확대를 유도할 것이라는 분명한 방향성을 시사했다.
파이 위원장은 “미국은 5G 네트워크 상용화를 위해 인프라와 주파수 측면에서 앞서고 있다”면서 “목표는 5G 투자를 최대한 빨리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5G 속도를 내고 있는 한국과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파이 위원장은 “FCC의 새로운 비전은 미국이 5G 미래 실현에 필요한 거대한 투자를 끌어낼 것”이라면서 “세계 수십억명의 인구와 디지털 혁명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통신 관련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소신도 재확인했다.
파이 위원장은 “가벼운 규제가 통신 산업 경쟁과 혁신을 촉진한다”면서 “통신사 자유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규제 프레임을 연구할 것”이라고 방향성을 시사했다.
파이 위원장은 우선 버락 오바마 정부의 `망 중립성` 정책을 폐기할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1930년 통신 산업 초기에 독점 방지를 위해 도입한 현미경식 규제를 망 중립성이라는 명칭으로 인터넷 정책에 그대로 도입했다”며 비판했다.
FCC는 망 중립성 원칙으로 금지해 온 차등 요금제와 서비스를 통신사가 자유롭게 판매할 수 있도록 보장할 방침이다.
파이 위원장은 취임 직후 광고 또는 제휴 등 특정 콘텐츠에 대해 과금을 면제하는 `제로 레이팅`을 허용했다. 이는 미국 이통사에 청신호로 작용했다. 버라이즌과 AT&T 등 미국 4대 이통사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 요금제와 상품으로 경쟁을 시작했다.
파이 위원장은 “소비자는 통신사가 혁신 상품을 개발하고 경쟁하기를 원한다는 사실이 증명됐다”고 확신했다.
파이 위원장은 통신사 자율을 최대한 보장하되 공공의 책임이 필요한 영역에 대해선 인센티브를 활용한다는 방법론도 제시했다. 그는 “낙후 지역 투자 확대를 위해 정부가 40억달러 인센티브를 내걸었다”고 상기시켰다. 규제 완화와 세금 혜택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규정도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FCC는 글로벌 통신정책의 `참고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세계 통신 규제 정책과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방대한 트래픽 유발에 대한 추가 요금 없이 통신사 망을 자유롭게 활용하도록 보장받아 온 콘텐츠 사업자의 반발도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미국의 규제 변화는 세계 통신 어젠다 변화를 끌어냈다. 미국의 변화는 대통령 선거를 앞둔 우리나라 통신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파이 위원장은 “감사합니다”라며 한국어로 인터뷰를 마쳤다.
바르셀로나(스페인)=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