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그나칩반도체 인력 구조조정 `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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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매그나칩반도체 공장 전경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이 주력인 매그나칩반도체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다. 회사의 이 같은 방침에 해고자 명단에 오른 직원 다수가 반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매그나칩은 경쟁사 대비 회사 덩치가 커 비효율적이라며 구조조정을 강력하게 추진할 방침이다. 일각에선 고정비를 줄여 회사 수익성을 높인 뒤 `좋은 가격`에 회사를 매각하기 위하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회사를 3개로 쪼개서 매각한다는 방침은 유효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기사 2016년 2월 6일자 매그나칩반도체 韓·美·中 분할매각 추진>

다만 매각 성사 여부는 여전히 유동적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매그나칩반도체는 이달 초부터 대졸 사무기술직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매그나칩은 2015년 연말 6인치 노후 공장 운영을 중단하면서 지난해 고졸 생산직 직원 169명을 구조조정했다. 매그나칩이 생산직 직원을 임의로 내보낸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10년 근속 기준 1년치 급여를 위로금으로 제공했다. 올해는 사무기술직이 대상이다. 그러나 명단에 오른 직원 가운데 일부는 `나갈 수 없다`고 버티면서 사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 매그나칩의 한 직원은 “지난달부터 진행해온 인위적 희망퇴직 신청 접수가 마감됐고 권고 거부자에 대해 강제 정리해고를 예고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차 구조조정으로 매그나칩 전체 직원수는 2800여명으로 소폭 줄었다. 인력 구조조정, 노후 공장 운용 중단과 함께 일부 건물을 매각하면서 회사 수익성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 매그나칩의 6억8796만달러 연간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73만달러로 4년 만에 흑자 상태로 전환했다. 올해는 작년보다 2~3배 많은 인력을 구조조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 작업은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된다. 계획대로 간다면 매그나칩 전체 직원수는 2500명 이하로 줄어들 전망이다. 매그나칩은 구조조정이 완료되면 연간 220억~300억원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매그나칩과 매출 규모가 비슷한 동부하이텍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2066명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 동부하이텍의 지난해 매출은 7731억원, 영업이익은 1724억원이었다. 반도체 시황이 좋아 고정비를 줄이면 수익성을 충분히 높일 수 있다는 것이 매그나칩 경영진의 생각이다. 최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드라이버IC 수요가 크게 늘면서 공장 가동률이 크게 뛰어올랐다.

회사 가치를 높인 뒤에는 매각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매그나칩 내부 사정에 밝은 업계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매그나칩이 파운드리, 파워반도체, 디스플레이칩 사업 부문을 중국, 한국, 미국 업체에 분할 매각하려 했고, 이 매각 방안은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그러나 회사 경쟁력이 높아지고 매수자가 나타나면 통 매각으로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매그나칩반도체는 자금난을 겪던 옛 하이닉스반도체가 2004년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분리해 만든 법인이다. 반도체 빅딜로 하이닉스로 흡수된 LG반도체 시스템반도체 사업부가 전신이다. 현재 이 회사 최대주주는 미국 자본인 애비뉴캐피털이다. 차익을 남길 수 있을 만큼 회사 가치가 높아지면 곧바로 엑시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매그나칩 주가는 지난달 27일 종가 기준 7.45달러, 시가총액은 2억9700만달러 수준이다. 한 관계자는 “작년 이맘때 매그나칩 주가는 4~5달러 수준이었는데, 시황 호조와 실적 개선으로 회사 가치가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