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자본 유출 통제를 강화하며 지식재산(IP) 업계가 어려움에 직면했다. 해외 송금 제한으로 외국 특허권자가 확보한 특허 수익을 본국에 조달하는데 걸림돌이 생겼다.
영국 특허매체 아이에이엠(IAM)은 최근 중국 당국이 자본 유출을 억제하며 외국 특허권자의 자금 확보가 둔화됐다고 전했다. 정부 차원에서 자본 유출을 막으려 은행권과 관계 당국을 압박하면서 법원도 배상액 지급에 소극적으로 나선다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위안화 환율과 자본 유출에 관한 조치를 꾸준히 강화해왔다. 이에 자본 흐름이 둔화되며 중국에서 특허소송이나 라이선스 실적을 올린 해외업체가 본사에 수익을 송금하는데도 어려움이 생겼다.
특허소송 손해배상액은 피고가 법원에 납부한 뒤, 법원이 이를 원고 변호인단에 전달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때 승소한 측이 해외 기업이면 위안화 환전에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다. 법원이 원고 측에 직접 배상액을 판결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 판결 자체를 본국 통화 기준으로 전환하라는 화폐 당국 압박이 있어 법원 측이 꺼리는 실정이다.
결국 `해외 송금 전문`이라는 꼬리표를 피하고 싶은 중국 법원이 해외 업체에 유리한 판례를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게 현지 분석이다.
해외 업체가 특허 수익을 중국 내에서 활용하는 경우가 가장 용이하지만, 중국 내 지사나 자기업을 설립하지 않은 경우는 적용되지 않는다.
외신은 현재까지 중국 지식재산권법원이 관할한 특허소송 손해액이 평균 100만위안(약 1억6000만원)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손해액 지급 지연·취소가 해외 업체에 `치명타`는 아닐지라도 특허제도 평판에는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또 최근 유럽 화학제조업체의 중국 자회사가 달러 조달에 실패, 특허 실시료 납부가 지연된 사례를 볼 때 중국의 `환율 통제`가 라이선스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지 매체인 차이나로블로그도 지난해 “특허 라이선스에 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실시료 해외 송금 결과를 종잡을 수 없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이 해외 기술을 전수 받기를 바라면서도 비용을 과하게 지불하는 것에는 부정적이라는 게 현지 분석이다.
외신은 중국이 특허허브를 꿈꾸며 수년에 걸쳐 지식재산권법원 신설 등 제도 개혁을 가속했지만 해외 송금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이 중국 특허제도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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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소영 IP노믹스 기자 syy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