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15주년]`실패는 성공의 백신`, 헬스케어 업계 `구글`이 되다

“불가능을 무시하는 건전한 도전정신이 성공비결입니다.”

2009년 미시간대 졸업식에서 구글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는 불가능이 지배적일 때 현실적 대안과 구체적 목표로 전진하는 지혜가 성공비결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표 헬스케어 기업 셀트리온이 그렇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파괴적 혁신과 단기성과에 집착하지 않는 신중함으로 세계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실패`를 혁신 촉매제로 받아들인 셀트리온은 헬스케어 산업 `구글`로 발돋움하며 새 도약을 준비한다.

Photo Image
셀트리온 연구진이 바이오 의약품을 연구하고 있다.(자료: 셀트리온)

◇`실패는 성공을 위한 백신`, K-바이오 기틀이 되다

올해로 15주년을 맞은 셀트리온은 서정진 회장이 인천 연수구청 벤처센터에서 설립한 넥솔이 모태다. 당시 대우그룹 해체로 실업자가 된 서 회장이 야심차게 바이오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실패 연속이었다. 2004년 에이즈 백신 개발 과정에서 임상 3상 시험이 실패로 돌아가 시판 한번 못해보고 프로젝트를 접었다. 2007년 생산공장에서 오염 발생 가능성을 접하고 제품 전량을 폐기하는 아픔을 겪었다.

Photo Image
2003년 셀트리온 공장 건설 현장(자료: 셀트리온)

셀트리온은 `실패는 성공을 위한 좋은 백신`이라는 명제로 위기를 타개했다. 구글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실패한 기업으로 꼽히듯 실패에 관대한 습관을 길렀다. 더욱 공격적 전략을 수립해 정면 돌파했다. 2004년 에이즈 백신 프로젝트가 실패한 뒤 제1공장과 2공장 건설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발표했다. `선(先) 생산설비 구축 후(後) 연구개발`이라는 파격적 아이디어를 실현했다. 오염 가능성 때문에 제품을 전량 폐기처분한 후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결과 2007년 아시아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설비 승인을 획득했다.

◇혁신 시작, 간단한 명제에서 출발

구글 미션은 세계 정보를 한데 모아 누구나 편하게 이용하는 것이다. 간단한 미션은 명확한 계획 수립, 의사결정 과정을 낳는다. 셀트리온도 `우리 약을 만들자`라는 간단한 명제로 지금 위치에 올랐다. 2005년 제1공장 준공 후 의약품위탁생산(CMO) 사업에 집중하던 셀트리온은 과감히 사업을 중단했다. 곧장 항체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착수, 2010년부터 `램시마` `허쥬마` 글로벌 임상을 진행했다. 파격적 임상 1상, 3상을 동시 실시해 불가능할 것 같았던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Photo Image
셀트리온 본사 전경(자료: 셀트리온)

2012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판매허가를 획득했다. 이를 도화선으로 2013년 유럽, 2016년 미국 판매허가까지 받으며 글로벌 진출에 성공했다. 2014년 두 번째 바이오시밀러인 허쥬마(유방암 항암제)가 국내에서 시판허가를 받았으며, 올해 2월에는 세 번째 작품인 트룩시마(혈액암 항암제)가 유럽에서 판매 승인을 획득했다.

◇`퍼스트 무버`가 되는 길, 혁신은 지속된다

2011년 2786억원 매출을 거둔 셀트리온은 작년 두배 이상 늘어난 670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매출 1조원까지 바라본다. 판매 3년 만에 램시마는 세계 79개국에 수출되며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세계 14만8000명이 넘는 환자가 약을 처방받으며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구축했다.

Photo Image
셀트리온 제3공장 부지(자료: 셀트리온)

퍼스트 무버로 확고히 자리잡기 위해 또 다른 혁신을 준비 중이다. 3250억원을 투입해 3공장 신설과 1공장 증설을 추진한다. 램시마 판매량 증가와 트룩시마, 허쥬마 생산이 본격화됨에 따른 투자다. 램시마 피하주사 제형인 `램시마SC` 임상에 돌입했고, 휴미라(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와 아바스틴(대장암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개발도 속도를 낸다. 램시마, 휴미라, 트룩시마 오리지널 의약품 세계 시장규모는 25조원을 넘는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 의약품을 빠르게 대체하는 상황에서 매출 10조원을 목표로 한다.

Photo Image
셀트리온 발전 로드맵(자료: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항체 신약 꿈도 한발 짝 다가선다. 종합독감치료제 `CT-P27`이 임상 2b상에 돌입했다. 항체와 약물을 결합한 ADC 기술을 적용해 유방암 치료제 `CT-P26`, 독감백신 `CT-P25`, 광견병 치료제 `CT-P19` 개발이 구체화된다.

셀트리온 미래 비전은 `글로벌 우선주의`에 바탕을 둔 `세계 톱10` 기업 성장이다. 실제 모든 의약품은 개발, 검증, 인허가 등 전 과정을 미국, 유럽 등에서 우선 진행한다. 시장 선점이 생명인 바이오의약품 산업에서 선두로 나서기 위해서는 필수다.

Photo Image
지난달 27일 셀트리온 창립 15주년 기념식에서 서정진 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자료: 셀트리온)

글로벌 전략은 우리나라 보건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 2015년 국내 바이오의약품 무역수지는 6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수출 실적 절반 이상(55.7%)을 책임진 셀트리온 `램시마` 수출이 급증한 영향이 컸다. 작년 처음으로 수출 10억달러를 돌파한 쾌거도 램시마 효과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