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1344조원 돌파...은행 막히자 카드·보험사로 쏠린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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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가 1344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4분기 가계대출 증가액이 역대 최대 규모로 집계됐다. 특히 2금융권으로 대출이 몰리는 풍선효과가 심해졌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16년 4분기 가계신용 자료에 따르면 가계신용(부채) 전체 잔액은 4분기 말 1344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연간 증가액 141조2000억원도 역대 최대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진 빚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통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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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가 은행이나 보험, 대부업체, 공적금융기관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뿐 아니라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포함한다.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적용과 대출금리 상승 등 영향으로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폭은 다소 둔화됐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617조4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3조5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 17조4000억원, 3분기 17조2000억원 증가한 데 비해 상승폭이 둔화됐다. 주택담보대출(12월말 잔액 442조6000억원)은 4분기 9조원 증가에 그쳤다. 2분기(13조원), 3분기(13조4000억원)에 비해 증가액이 적어진 것이다.

문제는 농·수협, 새마을금고, 카드, 보험사 등 제2 금융권 대출 급증이다. 지난해 12월 말 비은행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잔액은 291조3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3조5000억원 증가했다. 분기별 증가액으로 역대 최대다.

특히 주택담보대출(12월말 잔액 118조7000억원)은 3분기 3조7000억원에서 4분기 7조9000억원 증가했다. 증가폭이 2배 이상 커졌다.

보험사·카드사·공적금융기관 등을 포함한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 수요도 늘었다.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 잔액은 작년 12월 말 362조9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5조9000억원 늘었다. 특히 보험사 가계대출 증가세도 가파르다. 보험사 4분기 가계대출 증가액은 4조6000억원으로 3분기 1조9000억원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고용난과 주택난 등 경기침체가 악화되면서 가계빚 의존이 심해진 탓이다. 이 와중에 은행권 대출이 막히자 대출 수요는 제2·3 금융권으로 몰렸다.

은행권 대출 조이기에 따른 풍선효과로 제2 금융권 가계대출이 급증하자 정부는 가계부채 정책 초점을 은행에서 제2 금융권으로 옮겼다.

정부는 제2 금융권 리스크관리 적정성을 집중 점검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한 자릿수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12차 경제현안점검회의에선 가계부채 동향 및 대응방향, 2015년 소득분배 악화원인 및 대응방향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정부는 제2 금융권을 집중 점검해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한 자릿수로 관리할 계획이다.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제2 금융권 가계대출 간담회`에서 “제2 금융권의 지나친 가계대출 확장은 은행권에서 비은행권으로 리스크가 전이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제2 금융권은 외연 확장보다 리스크 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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