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은행도 SW유지보수비율 5%...국산SW업계, 차별에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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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높은 당기순이익을 올린 주요 대형 은행이 국산 소프트웨어(SW) 제품에 5∼8%대 유지보수요율을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정한 공공 부문 가이드라인(15%)의 3분의 1 수준이다. 반면에 외산 SW에 20%대 요율을 책정했다. 국산보다 네 배 높은 요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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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대형 은행의 유지보수요율은 평균 5∼8% 수준이다. 국내 5대 은행에 꼽히는 A은행은 8%, B은행은 6%, C은행은 5% 수준에서 각각 국산 SW 제품 유지보수요율을 정했다. 대형 금융사로 꼽히는 D은행도 요율이 5%다.

이들 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이익만 수조원대를 올리며 불황에서도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경기 침체를 겪는 중견·대기업도 10%대 요율을 책정하지만 좋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대형 은행은 그 절반가량(5%대)으로 낮췄다.

국내 공급업체에는 매년 유지보수 금액을 낮출 것을 요구했다. 한 국산 SW 구매 그룹사는 유지보수 금액을 지난해 대비 인하하지 않으면 추가 사업 기회를 주지 않겠다고 압박했다. 동일한 유지보수 항목이지만 금액을 낮추라고 요구한 후 따르지 않으면 신규 사업에서 해당 제품을 쓰지 않겠다고 경고한 사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금융권과 그룹사에서 흔한 일”이라면서 “유지보수를 비용으로 생각해 무조건 줄이고 보는 게 대부분”이라고 토로했다.

외국계 SW 제품은 국산보다 네 배 이상 유지보수요율을 책정해 준다. 오라클, SAP는 연평균 20%대의 유지보수요율을 요구한다. 대형 은행사는 오라클과 SAP가 요구하는 유지보수비용을 대부분 지급한다.

국산 SW 업계 관계자는 “해외 기업에 수출하면 최소 15% 이상, 20% 가까이 유지보수요율을 받는다”면서 “국내 기업이 국산 제품을 역차별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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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보수비용은 중소 SW 기업의 경쟁력과 직결된다. SW 기업은 해마다 받는 유지보수비용을 SW 제품 차기 버전을 개발하는 등 연구개발(R&D)에 투입한다. SW 구매 기업에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산 SW 구매 회사에 그 혜택이 돌아간다.

은행은 국산과 외산제품 간 유지보수 서비스 내용과 가격 정책이 다르기 때문에 비용에 차이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유지보수 서비스 내용이 국내외 업체 간 다르며 가격도 업체가 정한 요율 정책에 따라 지불하는 것일 뿐”이라면서 “유지보수 비용의 많고 적음은 시장 논리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은행 SW 유지보수 요율을 공공 부문의 가이드라인과 비교하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다”고 해명했다.

유호석 SW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정부는 민간 기업에서 국산 SW 제품에 낮은 유지보수비용을 주면서 외산 제품과 동일하거나 그 이상의 과업을 요구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연구원은 “국산 중소기업 역시 지금보다 높은 요율을 요구하기 위해 자사 제품 기술력을 민간 기업에 알리고 인식 개선을 위한 마케팅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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