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청사 출입통제 시스템 얼굴인식률이 98% 수준까지 올라왔다. 신규 출입시스템은 내달 본격 운영을 앞두고 막바지 안정화 작업이 한창이다.
행정자치부는 시범 운영을 거쳐 서울과 과천, 세종, 대전 전국 4대 청사에 스피드게이트 얼굴인식시스템을 확대 설치했다. 문제점으로 제기되던 얼굴인식률도 13일 기준 97.8%로 끌어올렸다. 시범 운영 한 달여 만에 올린 성과다. 운영 초기 얼굴인식 오류로 잦았던 불만도 누그러졌다.
현재 4대 청사에 설치된 얼굴인식시스템은 총 186대. 청사를 통틀어 상시 출입자 3만2000명, 하루 방문객 6000명 출입을 관리한다. 시스원이 인천공항을 비롯한 주요 공항과 항만에 공급한 `센트리 자동출입국 심사대`를 청사 환경에 맞게 재개발했다.
사용자는 출입카드를 지하철 출입구처럼 생긴 스피드 게이트에 갖다대고 정면에 놓인 카메라를 쳐다보면 된다. 얼굴인식 알고리즘은 사용자 눈과 코, 입, 안면 윤곽 등에서 특징점을 찾아내 기존 등록된 사진과 비교해 본인 여부를 확인한다.
장동욱 행정자치부 방호안전과장은 “본인 인식률이 떨어졌던 이유는 시스템 오류가 아닌 등록된 사진과 현장 촬영 사진이 달랐기 때문”이라면서 “안정화 속도를 높이려고 `사진 현행화`를 서둘렀다”고 설명했다.
사진 현행화는 공무원 인사포털 `e-사람`에 등록된 사진을 새로 교체하는 것이다. 대부분 예전 사진이라 현재 모습과 달라서다. 실제로 시범 시행 기간 각 청사에서는 새 사진을 등록하지 않은 이들이 많아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행자부는 인식률을 높이려고 4대 청사 내 공무원과 기자, 용역 등 상시 출입자를 대상으로 사진 현행화에 주력했다.
행자부에 따르면 10일 기준 사진 현행화율은 전체 평균 97.1%를 기록했다. 서울과 대전, 세종 청사는 100%로 사진 등록 마쳤지만 과천청사가 방위사업청 이전으로 늦어졌다.
하지만 사진 현행화만으로 인식률을 높이기는 쉽지 않다. 후보정이 과하거나 이목구비와 윤곽이 흐릿한 사진은 구분이 어렵기 때문이다. 안면 윤곽을 가리는 머리 모양도 피해야 한다. 상반신 전체가 나오는 사진도 부적절하다. 얼굴이 사진 면적에서 60% 이상 차지해야 한다. 여권사진이라 생각하면 쉽다.
청사관리소에서는 인식률을 높이려고 출입구에 마련된 카메라로 사진을 찍도록 유도하고 있다. 사진 문제로 인식이 제대로 되지 않는 사용자는 직접 찾아가 설득하기도 한다.
장 과장은 “사실적인 사진이 공무원 인사포털에 등록되기를 꺼려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통제된 상황에서 규격에 맞게 촬영한 사진을 등록하면 인식률은 100%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치 업체인 시스원은 현재 청사마다 다른 조도 환경을 SW로 보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빛이 과하거나 부족한 부분을 일정하게 맞추는 방식이다. 얼굴인식시스템 특성상 주변 밝기에 영향을 많이 받아서다. 역광 상태에서 사진을 찍으면 얼굴이 검게 나오는 것과 같은 원리다. 청사마다 인식률이 다소 차이를 보이는 이유다.
남운성 시스원 이사는 “빛이 일정한 서울 청사에 비해 세종 청사 인식률이 낮다”면서 “스피드게이트 앞 조명을 균일하게 맞추는 동시에 SW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 과장은 “보안 수준을 높이려면 불편한 점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면서 “공감대 형성과 직원 보안인식 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청사 얼굴인식시스템은 지난해 3월 공무원시험 준비생이 훔친 출입카드로 서울청사에 무단침입하는 사건 이후 도입이 결정됐다.
유창선 성장기업부(구로/성수/인천)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