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는 차량 소유자와 승객, 에어비앤비는 숙박호스트와 여행자를 이어주는 서비스로 세계 최고 스타트업 반열에 올랐다. 작닥(ZocDoc)은 의사와 환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기업가치가 18억달러(2조원)에 이를만큼 주목받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2007년 올리버 카라즈, 사이러스 매소미, 닉 간주 세 사람이 미국 헬스케어 분야를 혁신하기 위해 의기투합, 뉴욕에서 창업했다. 공동창업자 중 한 사람인 사이러스 매소미가 고막이 파열됐을 때 의사를 만나기까지 나흘이나 소요된 경험이 창업의 주요 동기가 됐다.
아이디어는 간단했다. 환자가 의사 스케줄을 온라인으로 편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의사는 마지막 순간에 예약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환자 때문에 경영에 애를 먹고 있을 때였다. 환자와 의사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준 것이 작닥이었다. 모든 것이 즉시 연결되는 시대에 의료시스템은 여전히 불편하다는 현실을 발견하고 문제 해결에 나선 것이다.
환자는 자신의 증상, 거주지역, 보험요건 등에 따라 작닥에 등록된 의사를 검색하고 선택한다. 일반 환자는 무료로 이용하고 의사는 등록 후 매년 연회비 개념으로 비용을 지급해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처음에는 뉴욕 맨해튼 치과의사 정보를 축적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초기에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하는 대신 `의사 스케줄 관리를 통한 환자와 효율적인 연결`에 집중하며 초기고객을 확보했다.
많은 환자가 플랫폼에 집중되자 고객 확보와 빈번한 예약취소에 어려움을 겪었던 의사도 자발적으로 작닥 서비스에 가입했다. 편리하게 예약을 접수 받을뿐 아니라 약속 시간 직전 취소된 예약을 대신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도 큰 인기를 얻었다. 서비스 본질에 집중하면서 비즈니스 모델을 꾸준히 개선한 것도 성공 비결이 됐다.
작닥은 기존에 몇 주, 몇 달까지 걸리던 의사 선택과정을 현저하게 단축시킴으로써 미국 의료서비스 혁신을 가져온 기업으로 평가 받는다. 현재 미국 전역에 걸쳐 약 2000여개 도시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서비스 범위 안에 거주하는 인구가 미국 전체의 약 40%에 해당한다고 한다. 매달 600만명이 넘는 환자가 작닥 플랫폼을 이용한다.
작닥 성공배경에는 미국의 뒤떨어진 의료시스템이 자리잡고 있다. 미국 의료정보는 보험사나 대형 의료기관에 편중, 정보 비대칭이 심각한 편이다. 또 미국은 본인이 가입한 의료보험에 따라 보험 적용이 가능한 병원이 다르다. 작닥은 이같은 정보비대칭을 해소하면서 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을 재편했다. 우버와 에어비앤비처럼 수요자와 공급자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연결하면서 시장 비효율성을 해소했다.
작닥은 예약진료 과정을 획기적으로 바꿨다. 환자는 작닥으로 진료과, 지역, 의료보험을 선택 후 검색하면 진료가능한 의사 리스트가 나오고, 원하는 시간을 선택해 신청을 누르면 바로 해당 시간에 예약신청이 완료된다. 리스트에서 의사정보를 누르면 의사에 대한 리뷰, 의사가 사용가능한 언어, 학력 등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환자들은 이용료가 무료지만 의사는 연 3000달러가량 이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이용료는 비싸지만 충분한 가치를 하고 있다는 평가다. 의사는 자신의 예약상태 관리가 가능하고 갑자기 예약이 취소된 경우에도 바로 정보가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추가 고객 유치가 가능하다. 의사로서는 그냥 낭비되는 빈 시간을 없애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