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비상’ 충북 보은서 또 구제역 의심신고…첫 발생지서 1.3km 떨어진 한우농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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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방송 캡처

‘구제역 비상’ 충북 보은서 또 구제역 의심신고…첫 발생지서 1.3km 떨어진 한우농가

올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구제역이 발생한 충북 보은에서 또다시 의심 신고가 접수돼 간이검사를 진행한 결과 양성으로 확인됐다.

추가로 구제역 양성 판정을 받은 충북 보은군 탄부면 구암리 한우농가는 지난 5일 처음 구제역이 발생한 보은군 마로면 관기리 젖소농장과 불과 1.3km 떨어져있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공기를 통해 감염될 수도 있으나 농장을 찾은 외부인이나 차량 등을 통해 수평 전파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항체 형성률이 극히 낮은 것으로 확인된 관기리의 첫 구제역 발생 농가 일대의 축산 농가에서 추가 발병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충청북도가 관기리의 젖소농장을 중심으로 긴급조사를 벌인 결과 반경 500m 내 한우‧육우 사육 농장 9곳의 항체 형성률은 평균 54.4%에 불과했다.

이어 반경 3km까지 젖소농장만을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 이 범위 내 11개 농장 항체 형성률도 평균 73%에 그쳤다.

소는 항체 형성률이 80% 미만이면 구제역에 쉽게 감염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사 대상 농가 대부분이 구제역에 감염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조사가 이뤄진 20개 농가 중 항체 형성률이 80%를 밑도는 농가는 모두 11곳으로 나타났다. 이중 50% 미만인 곳이 6곳이었으며, 심지어 2곳은 항체가 전혀 형성되지 않아 0%를 기록했다.

이에 충청북도는 관기리의 최초 발생 농장을 중심으로 반경 500m 안쪽에 있는 농장 중 항체 형성률이 낮은 4개 농장의 소 182마리를 미리 살처분했다. 이는 4개 농장 중 항체 형성률이 0%인 곳도 포함돼 있어 이러한 농장의 소가 구제역 바이러스에 감염돼 구제역 확산 일로에 접어드는 것을 막기 위한 예방적 살처분이다.

그러나 조사대상이 아니었던 구암리의 한우 농장마저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는다면 바이러스가 이미 광범위하게 퍼졌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차단 방역 대상인 반경 500m 범위를 뛰어넘어 1.3km나 떨어진 농장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충청북도는 오는 12일까지 도내 소 사육농장을 대상으로 백신 일제 접종에 나선다. 그러나 항체가 형성되기까지 7~10일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구제역 바이러스가 이미 퍼졌을 경우 추가 발병을 막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구제역 추가 확진 판정이 나오면 1천37개 농가가 소‧돼지 등 5만 7천여 마리의 우제류(발굽이 두 개인 동물)를 사육하는 보은 지역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충청북도는 의심 신고가 추가 접수되면서 도내 소 사육 농가를 대상으로 한 항체 형성률 전수 조사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윤지 기자 yj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