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IT기업들 "H-1B 비자는 우리들을 위한 것"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16년 기업별 H-1B 비자 신청

인도 정보통신(IT) 기업들이 지난해 미국 기술 분야 전문직 취업비자인 `H-1B`를 가장 많이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4위를 차지, 인도 4개 IT기업 신청 건수가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실제 발급 건수도 상위 10개 기업 가운데 6개가 인도 IT기업이었다.

6일(현지시간)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미국 노동부 자료를 토대로 `2016년 H-1B 비자 신청 현황`을 집계한 바에 따르면 인도 IT기업 코그니전트테크놀로지솔루션(Cognizant Technology Solution)이 9만7500건으로 가장 많았다. 2~4위 역시 인도 IT기업이 차지했다. 인도 최대 IT아웃소싱업체 위프로가 3만2300건으로 2위, 인도 2위 IT아웃소싱업체 인포시스가 2만5300건으로 3위, 인도 3위 IT아웃소싱업체 타타컨설턴시가 1만7600 건으로 4위를 기록했다. 이들 4개 인도 IT기업이 H-1B 비자를 신청한 건수는 총 17만2700건으로 전체(23만6000건)의 73%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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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시스 내부 교육시설.

반면 미국계 글로벌 컨설팅 업체 액센츄어가 7800건으로 5위를 차지했고 이어 구글(2700건), 아마존(2000건), IBM(1300건), 인텔(1200건), 애플(1100건) 순이었다.

H-1B 비자는 미국 기업에 외국인이 취업할 때 발급하는 취업 비자다. 전문기술을 가진 외국인이 미국에서 단기 체류하며 일을 할 수 있게 허용한 비자다. 학사 이상 학위를 가진 엔지니어나 컴퓨터프로그래머, 회계사, 의사, 대학교수 등 전문직이 발급대상이다. 체류 허가 기간은 최초 3년이고 1차에 한해 3년 연장, 최고 6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현재 무작위 추첨 방식으로 매년 8만5000건이 발급된다. 해마다 신청자가 늘고 있는데, 지난해 신청 건수가 23만6000건에 달해 발급 가능 건수의 3배 정도에 달했다. 구글, 애플 등 미 IT업체에 고용된 외국인 대부분은 이 비자를 이용,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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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학생들. H-1B 비자 기준이 강화되면 이들 미국거주 외국인 학생들이 혜택을 볼 전망이다.

인도 IT기업은 신청 건수도 많지만 실제 H-1B 비자 발급건수도 많다. 미국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4년 할당된 H-1B 비자 가운데 약 30%인 2만5000개 이상을 상위 10개 기업이 가지고 갔는데, 이들 중 절반 이상인 6개가 인도 기업이었고, 상위 5개 기업에 든 미국 IT기업은 IBM(3위)이 유일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H-1B 비자 기준을 강화할 예정이어서 최근 이루어진 반 행정명령과 함께 미국 IT기업의 큰 반발을 사고 있다.

새로운 안은 연간 비자 발급 숫자에 상한을 두는 한편, 최저임금 요건을 현재의 두 배인 연간 10만달러 이상(약 13만달러)으로 상향 조정하는 것이 골자다. 즉, 미국 고용주들은 앞으로 외국인 직원을 고용하려면 연봉 10만달러 이상을 줘야 하는 것이다. 저임금 미국인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또 새로운 안은 외국인 석사 학위 이상자에게 별도로 배정해줬던 연간 2만개 쿼터(할당량)도 폐지한다는 내용이 담긴다. 원래 H-1B 연간 쿼터는 6만5000개인데, 석사학위 이상 외국인에게 별도로 2만개 쿼터를 더 줘 연간 8만5000개 쿼터가 적용돼 왔다. 올해 H-1B 비자 신청은 오는 4월 1일부터 시작된다.

한편 H-1B 비자 강화로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외국인 학생들이 이익을 볼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데 미국에서 공부하는 인도인 학생 수는 16만5000명으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