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현장 종합|‘김과장’] ‘삥땅’에서 비롯된 의미심장하고 유쾌한 오피스 활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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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현우 기자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유쾌한 오피스 활극 ‘김과장’이 온다.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아모리스 타임스퀘어점에서 KBS2 새 수목드라마 ‘김과장’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훈 PD를 비롯해 남궁민, 남상미, 이준호, 정혜성, 김원해 등이 참석했다.

‘김과장’은 돈에 대한 천부적인 촉을 가진 ‘삥땅 전문 경리과장’ 김성룡(남궁민 분)이 더 큰 한탕을 위해 TQ그룹에 필사적으로 입사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부정과 불합리와 싸우며 무너져가는 회사를 살리는 오피스 코미디 드라마다.

이날 이재훈 PD는 드라마에 ‘오피스 활극’이라고 수식어를 붙인 것에 대해 “단순히 일만 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과 웃고 울고 떠들고, 사람들과 부대끼는 모습을 담고 싶었다”면서 “코미디를 제대로 해보면서 많은 걸 느꼈는데, 좋은 대본에 배우들의 역량이 중요함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설명했다.

극중 남궁민은 ‘삥땅’을 위해 TQ그룹에 입사하지만 점차 생각이 바뀌어가는 입체적 인물을 맡았다. 전작 ‘미녀공심이’ 속 건들거리고 웃기지만 속 깊은 변호사 캐릭터와 어느 정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

이에 대해 남궁민은 “지난해 다섯 개의 캐릭터를 했더라. 똑같은 사람이 다섯 개 캐릭터를 하면 아무리 해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 그래서 연기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고민했다”면서 전작과 이번 작품이 장르도 비슷해 더욱 고충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그래서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고, 저 스스로도 연기를 해온 캐릭터 중 가볍게 연기할 수 있는 것들임에도 많은 연구를 하고 있으니 기대를 많이 해달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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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미는 출산 후 복귀작으로 ‘김과장’을 택했다. 그는 “아이를 낳고 목표를 세운 게 ‘12개월 모유수유를 해보자’였다. 가정에 충실하고 싶었다”면서 “너무나 감사하게도 그 타이밍에 맞게 아이의 돌이 지나고 나서 대본을 받게 됐다”고 딱 맞았던 타이밍이 작품선택 계기에 영향이 있었음을 전했다.

연기 면에 있어서는 “항상 발랄하고 씩씩한 모습을 해왔는데 여성스러운 모습으로만 기억해주시는 것 같아서 이런 연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혼술남녀’를 통해 날카롭지만 정이 넘치는 갑(甲)을 연기했던 김원해와 ‘구르미 그린 달빛’을 통해 인기를 쌓은 정혜성, 아이돌임을 잊게 만드는 훌륭한 연기력을 선보이는 김준호까지 뭉쳐 구멍 없는 라인업을 만들어냈다.

배우들은 공감되는 오피스물을 그려내기 위해 직장체험도 불사했다. 남상미는 “우리(연예인)는 프리랜서인데, 극중에서는 가장 딱딱할 수 있는 경리부를 맡아서 체험을 해봤는데 드라마는 드라마구나 느꼈다. 이제는 전산화되고 체계화되어 있더라”라면서 “다들 출입증을 보고 엄청 신기해했다”고 밝혔다.

오피스물은 다른 장르에 비해 시각적으로 화려하지 않다는 약점이 있기도 하다. 이를 인지하고 있었던 이 PD는 ‘미생’으로 리얼한 오피스물을 그려낸 김원석 PD를 만나 여러 조언을 들었다.

이 PD는 “‘미생’을 재미있게 찍으려고 어떻게 노력했냐고 물었더니 톤을 잡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미생’은 다큐멘터리 같았는데, ‘김과장’은 리얼리티보다 코믹적인 요소를 톤으로 잡았다. 무거운 소재를 담았지만 촬영장에서 실제 만들어내려고 하는 것은 깨알재미와 웃긴 상황들이다”라면서 ‘김과장’은 코믹극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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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대사처리와 연기에 있어서는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리얼함을 추구했다. 이 PD는 “극중 주인공들이 1, 2년 일한 사람들이 아니라 많게는 십수년을 일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익숙한 단어와 용어를 능수능란하게 말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대사보다 120% 빠른 속도로 녹음을 했는데, 거기서 오는 속도감이 오피스물에서 올 수 있는 재미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김과장’만의 차별점을 짚었다.

그러면서도 무거운 소재에서 나오는 깊은 의미들은 살리려고 했다. ‘김과장’은 기업 비리, 잘못을 모르는 인물 등 어지러운 현 시국과 맞아떨어지는 상황들이 있어 더욱 눈길이 간다.

이 PD는 “주인공들이 ‘삥땅’을 얼마나 잘 치냐는 드라마가 아니다. 김과장이 삥땅을 치다가 대기업에 들어와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더 큰 의미를 찾아가는 내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편으로는 표현하고 싶은, 기업의 역할들이 있었다. 대통령이 나라의 주인이 아닌 것처럼 기업 오너가 회사의 주인이 아니지 않냐. 다들 모두가 피땀 흘려가며 일구어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시민적인 주인공을 내세운 것도 이 같은 이유다”면서 “이 드라마를 통해 대리만족을 하고 싶은 것도 있다”고 뼈 있는 말을 던졌다.

단막극 ‘맨몸의 소방관’의 후속작인 ‘김과장’은 오는 25일 첫 방송된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lshsh324@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