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국가표준기술력향상(표기력) 사업에서 중소·중견기업 참여 폭을 넓힌다. 표기력 과제에 참여하는 중소·중견기업에 가점을 부여하고, 산업계 의견 수렴을 위한 위원회도 만든다. 산업계에 밀착된 표준을 만들겠다는 정책 의지를 반영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이같은 중소·중견기업 우대 방안을 담은 `2017년 국가표준기술력향상사업`을 23일 공고한다.
올해 표기력 사업에서 중소·중견기업은 과제 참여 시 주관·참여기관 모두 가점 5점을 받는다. 지난해 산업부 연구개발(R&D) 규정이 바뀐 뒤 R&D기관이 줄 수 있는 최대 가점을 중소·중견기업이 받게 된다.
정부는 과제별 자문위원회에 산업계 인사 참여를 의무화했다. 과제 수행으로 표준을 정립하는 과정에서 산업계 필요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표기력 과제 중 `표준화 연구개발` 사업에서 기존 지정공고 과제에 품목지정 방식을 적용해 연구 자율성을 높였다. 품목지정 방식은 기술 요건을 명시하지 않고 연구개발 품목만 제시하기 때문에 자유로운 연구개발이 가능하다. 연구자 창의성 향상을 위해 자유공모 확대 목표를 내세운 올해 산업기술 R&D와 궤를 같이한다.
표기력 사업은 표준강국을 실현하기 위한 표준개발, 국제표준 제안, 표준화 활동 등을 지원한다. 원천기술 국제표준 개발·선점을 위한 `표준화 연구개발`과 표준전략·정책개발·인력양성 등 기반 조성을 위한 `표준 기반조성`으로 크게 나뉜다.
정부는 그간 우리나라 산업계가 국제표준화 참여에 주도적으로 나서지 않는 현실을 감안해 표기력 사업으로 기업 국제표준화 참여를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펴왔다. 지난해 11월 표기력 사업에 중소·중견기업, 국제표준화기구 간사기관 참여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일어 백지화했다.
정부는 중소·중견기업이 자율적으로 표기력 과제에 참여하도록 방향을 선회했다.
박해범 국표원 표준정책과 사무관은 “현재 표기력 사업에 참여기관으로 들어오는 중소·중견기업 비중은 20% 수준이며 주관기관으로 들어오는 사례는 겨우 한 자릿수”라며 “최종적으로 중소·중견기업이 자율적으로 과제에 참여하도록 제도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제도 개정으로 중소·중견 기업 참여 유도효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기업에 표준 확산을 위해 확실한 `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한 전문가는 “과제 만점이 70점이라면 60점대 점수를 받은 기업이 떨어졌다는 얘기도 종종 들었다”며 “그 측면에서 가점 5점은 확실히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표준으로 이득을 본 기업 롤 모델이 있다면 기업은 알아서라도 표기력 과제에 참여할 것이므로 위원회가 몰 모델 공유와 확산 전략을 잘 짜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표원은 오는 25일 설명회를 갖고 개정 사항을 소개한다. 올해 표기력 과제 지원 예산은 73억원이다.
<2017년 국가표준기술력향상사업 자료:국가기술표준원>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