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들 이후에도 디젤 인기 여전... 온실가스 저감과 SUV 인기 영향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저감장치 조작 사건에도 불구하고 올해 디젤자동차는 여전히 위력을 떨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가 10년 후에는 디젤 자동차 수요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으나, 친환경차 시장이 본궤도에 오르기 전에는 디젤 외에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디젤자동차는 가솔린 자동차에 비해 이산화탄소배출량이 20~30% 적다. SUV 인기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것도 디젤 수요를 견인하는 주요인 가운데 하나다.

2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주요시장에서 디젤 자동차 인기 모델 출시가 이어지면서 디젤 수요가 지속될 전망이다.

디젤 자동차 불모지였던 미국과 일본에서조차 디젤 자동차 판매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올해 인기를 끌 만한 디젤 모델 출시가 줄줄이 예고돼 있다. 디젤 인기가 다시 불붙을 수 있다.

디트로이트모터쇼에는 미국 업체까지 디젤 신차를 다수 선보였다. 포드는 40년 만에 디젤 엔진을 장착한 F-150 픽업트럭 모델을 공개했다. GM은 이달 디젤 엔진을 장착한 2017년형 GMC 터레인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디젤기술포럼(DTF)은 디젤 스캔들 이후 디젤차 점유율이 감소했다가 2016년 하반기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면서 올해는 디젤차 점유율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용차를 제외하고 2016년 1월 점유율은 0.4%였으며, 12월 점유율은 0.8%로 올랐다.

최근 디젤 규제가 완화된 일본에서도 디젤 신차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폭스바겐은 올해 2분기에 일본 시장에서 골프, 파사트, 티구안 등 디젤 모델을 출시한다.

디젤 엔진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한 디젤 마일드 하이브리드도 상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독일 부품업체 콘티넨탈은 최근 48V 디젤 하이브리드 시스템 생산을 시작했다. 이 시스템은 프랑스 르노자동차 신차에 적용된다.

국내에서도 디젤 엔진을 장착한 인기 모델 출시가 예고됐다. 지난해 폭스바겐 모델 판매 중지 등 영향으로 디젤 자동차 점유율이 30%대로 떨어졌으나, 올해는 다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환경부가 폭스바겐 리콜계획을 최종승인하면서, 폭스바겐은 인증 취소된 모델의 판매 재개를 위한 재인증 작업도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게 됐다.

국내에서는 제네시스 G80의 디젤 자동차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제네시스는 상반기 중 출시할 예정이다. 수입차 베스트셀링 자동차인 BMW 520d가 완전변경된 모델로 새로 출시된다.

Photo Image
제네시스 G80
Photo Image
BMW 뉴 5시리즈

업계 관계자는 “2025년 이후에는 디젤 자동차 점유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전기차 시장이 본궤도에 오른 후에야 가능한 이야기”라면서 “2020년전까지는 온실가스 저감 정책과 대형 SUV 인기 속에 디젤차 점유율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