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 업계가 5만원 미만 설 선물 수요 쟁탈전에 돌입했다. 지난해 시행된 부정청탁방지법(김영란법) 영향으로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을 강화한 명절 선물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K플래닛 오픈마켓 11번가는 최근 설 명절세트 구매 고객을 겨냥한 `5만원 이하 실속관`을 신설했다. 김영란법 시행 이후 가격에 관한 소비자 부담이 커진 것을 감안해 5만원 이하 선물세트 상품을 지난해 설 대비 50% 가량 늘렸다. 1등급 한우 정육, 굴비 세트 등 프리미엄 상품을 4만원대에 선보인다.
11번가가 지난 9일 시작한 설 선물세트 기획전에서는 2만6900원에 선보인 햄세트가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김영란법 영향은 물론 가성비를 따지는 고객이 늘면서 합리적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11번가 관계자는 “올해 설 명절 기획전에서는 3만원 미만 햄·식용유 세트 등 부담 없는 가격의 선물세트가 주로 판매되고 있다”면서 “고가에 판매됐던 건강식품이 최근 5만원 미만 낱개 형태 상품으로 출시되는 등 고객 선택권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G9는 최근 하루 1종 선물세트를 한정수량으로 최저가에 판매하는 `매일 매일 2500원 핫딜`을 선보여 완판을 기록했다. 표고버섯세트, 햄 선물세트, 한방 생필품 등 주요 인기 설 선물세트를 불과 25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이벤트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모객 효과를 극대화했다.
에누리닷컴도 가격 경쟁력을 마케팅 전면에 내세웠다. 각종 명절 선물세트를 1만~10만원 가격별로 구분해 실시간으로 최저가를 비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에누리 전문 카테고리 매니저(CM)가 가격대별 고품질 상품을 추천하는 맞춤형 서비스도 마련했다. 김, 과일, 건강식품 등 5만원 미만 상품을 대표 상품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온라인 업계는 이번 설이 향후 명절 수요를 가늠할 기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란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맞는 명절인만큼 명확한 명절 선물 구매 패턴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오픈마켓 관계자는 “김영란법을 고려해 서로 다른 제품을 묶어 선물세트로 구성하는 등 가격을 낮추려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매 명절마다 5만원대 이하 제품 고객을 잡기 위한 업계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