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한‧중‧일 정상회의, ‘부산 소녀상’ 설치 문제와 상관없이 개최할 것”
일본 정부가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 설치에 따른 한‧일 관계 경색에도 한‧중‧일 정상회의의 연내 조기 개최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산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13일 오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기자회견에서 “일‧중‧한 서밋(정상회의)은 3개국 협력의 틀”이라며 “재(在)부산 총영사관 앞의 위안부 소녀상 설치 문제와 연관 지을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정상회의의)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올해 적당한 시기에 개최하고자 계속 조율해갈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달 중순 도쿄에서 아베 신조 총ㅇ리 주재로 박근혜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가 참석하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의혹사건으로 탄핵 소추돼 직무정지 상태가 됨에 따라, 회의를 올해로 미룬 것이다.
이에 일본 정부는 이르면 내달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한국의 박 대통령 탄핵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데다 최근 ‘부산 소녀상’ 설치에 따른 논란 등이 확산되면서 회의 일정을 조율하기가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일본정부는 이번 ‘부산 소녀상’ 설치에 대한 항의 표시로서 지난 9일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대사와 모리모토 야스히로 부산총영사를 일시 귀국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또한 일본 정부는 서울 주한일본대사관에 이은 부산 총영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설치가 ‘외교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과 ‘한‧일 위안부 합의’에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기시다 외무상은 나가미네 대사 등의 한국 복귀시기에 대한 질문에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검토해갈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일본 내에서는 최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예고함에 따라, 한‧일 안보협력 강화 등을 이유로 아베 총리가 필리핀 등 아시아‧태평양 4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고 오는 17일 이후 나가미네 대사 등이 귀임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윤지 기자 yj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