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전세’ 불안?…다음 달부터 전세보증금 5억까지 돌려받는다
다음 달부터 수도권에서 전세보증금이 5억 원을 넘지 않을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이는 전세보증금이 떼일 걱정을 덜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것이다.
또한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요금도 내린다. 전세보증금이 3억 원인 경우, 보증료가 연 45만 원에서 38만 4천원으로 내린다.
12일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전세금 보증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전세금 보증제도는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줄 수 없을 경우 보증기관이 대신 지급하는 제도로, 현재 HUG와 서울보증보험 2곳이 운영하고 있다.
HUG 상품의 현재 가입 대상은 ‘전세금 4억 원 이하 주택’에 한정되고 보증 한도도 주택 가격의 90%로 제한됐다. 이어 서울보증보험 상품은 보험금이 비싸고 집주인의 동의가 필요한 것이 단점이었다.
이에 금융당국이 두 상품의 약점을 보완해 세입자의 안전을 강화했다. 부동산 시장이 위축돼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고, ‘깡통전세(매매가가 전세금보다 싼 집)’가 발생하더라도 세입자가 보증금을 떼이지 않도록 보완한 것이다.
HUG는 내달 1일부터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한도를 주택 가격의 90%에서 100%로 높이기로 결정했다. 이에 집값보다 낮은 전세금은 모두 돌려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할 수 있는 한도는 수도권 4억 원, 지방 3억 원에서 5억 원과 4억 원으로 각각 1억 원씩 높여졌다.
이어 보증료율도 내린다. 아파트의 경우 세입자에게 적용되는 보증료율이 전세금의 0.150%에서 0.128%로 낮아진다. 이에 전세보증금 3억 원을 보장받기 위해 내야 하는 보증료가 연 45만원에서 38만 4천 원으로 내린다. 법인세입자의 보증료율 역시 연 0.227%에서 0.205%로 내린다. HUG는 앞으로 1년간 한시적으로 보증료를 인하하고 연장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또한 금융위는 집주인의 개인정보 활용 동의 없이 서울보증보험의 전세금 보장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보험업법 시행령을 상반기에 개정하기로 결정했으며, 보증료율은 전세금의 0.192%에서 0.153%로 내린다.
한편 금융위는 이날 5대 금융개혁 과제를 발표하며 신탁업 전면 개편 방침 등을 전했다.
이어 10월 신탁업법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에정이며, 이를 통해 신탁기관이 맡아 운영할 수 있는 자산의 범위를 금전, 증권, 부동산 등에서 부채와 영업권, 담보권, 보험금 청구권 등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는 저금리시대에 재산 증식 수단으로 신탁상품을 활성화 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법안이 통과되면 치매요양병원이 환자의 예금과 부동산, 주택담보대출 등을 운용한 뒤 환자가 사망하면 자산을 자식들에게 배분해주는 방식의 신탁상품이 등장할 수 있다.
또한 생명보험 청구권을 은행에 신탁한 고객이 사망할 경우, 은행이 자녀들에게 보험금을 한 달에 80만 원씩 나누어 지급할 수도 있다.
이에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등장했다.
금융당국은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거나 지배구조와 재무 특성상 분식이 발생하기 쉬운 회사들은 일정 기간 동안 마음대로 회계법인을 결정하지 못하게 할 방침이다. 회사가 3개 회계법인을 추천하면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가 한 곳을 선택해주는 방식이 유력하다.
이윤지 기자 yj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