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맨부커상’ 수상한 <채식주의자> 저자 한강에 축전 거절 이유…‘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포함돼 있어서?
박근혜 대통령이 소설 <채식주의자>로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맨부커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 씨에게 대통령 명의 춖전을 보낼 것을 건의 받고도 거절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12일 한겨레는 문체부와 특검 등을 인용해 “지난해 5월 한씨의 맨부커상 수상 소식을 접한 문체부에서 ‘한씨의 수상은 노벨문학상 수상만큼이나 큰 한국 문단의 경사’라며 박 대통령이 한씨에게 축전을 보내면 좋겠다는 의견을 대통령교육문화수석비서관실을 거쳐 박 대통령에게 전달했으나, 박 대통령이 이를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보도에 따르면 특검은 한씨가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소설 <소년이 온다>를 썼다는 이유로 박근혜 정부가 작성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포함돼 있다.
이에 블랙리스트에 오른 게 축전 거절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취임 당시 ‘3대 국정기조’로 문화 융성을 내세우며, 2014년 베니스 건축전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조민석 커미셔너와 2015년 쇼팽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한 조성진 피아니스트에게는 축전을 보냈다. 이어 2013년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부문에서 금메달을 딴 김연아 선수와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골프 박인비 선수, 태권도 김소희 선수 등에게도 축전을 보냈다.
그러나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한강 씨에게는 보내지 않은 것이다.
한편 특검은 박 대통령을 소환하면 이 문제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이어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리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윤선 문체부 장관과 김기준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조만간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특히 “김 전 실장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대거 확보했다”고 밝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윤지 기자 yj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