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칼럼]자동차수리비와 보험료 인하 `인증부품`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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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성 한국자동차부품협회 전무

최근 국내 자동차 메이커의 급성장으로 국내외에 국산차 부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 수요에 대응할 만한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부품 업체는 많이 있지만 부품 시장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일명 순정) 방식 중심의 시장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체부품인증제도가 2015년 1월부터 시행됐다. 현재 30여개 부품사가 심사를 끝냈으며, 16개 부품사가 추가 심사를 하고 있다. 올 2월 말까지 총 800여개 부품이 인증품으로 등록될 예정이다. 올 3월부터는 대체 부품(인증 부품)이 시장에 본격 유통될 전망이다.

자동차부품 대체부품인증제는 값비싼 순정 부품의 거품을 빼고 자동차 수리비 및 보험 손해율을 내리기 위해 시행되는 제도다. 미국은 1987년에 설립된 미국자동차부품협회(CAPA)를 통해 자동차부품 품질 인증제를 실시하고 있다. 시장 경쟁에 의해 순정 부품의 가격도 약 30% 인하하도록 유도, 소비자 이익을 크게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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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동차부품협회 인증을 받은 휀더 대체부품 (제공=한국자동차부품협회)

대체 부품 활성화를 위해서는 많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대표 사례가 디자인권이다. 자동차 메이커의 자동차부품 디자인(옛 의장) 등록은 2000년 이후 증가했다. 디자인보호법이 최장 15년에서 20년으로 더욱 강화, 사실상 자동차 메이커 외에는 부품 유통을 금지시킴으로써 소비자의 권한을 침해하는 결과를 낳았다.

우리도 자동차 선진국처럼 차량 생산(완성차 조립 목적)에 사용되는 부품 외에 교체(수리) 부품에 대해서는 디자인권을 인정하지 않도록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 유럽연합(EU) 전체 자동차 보수용 부품 시장의 약 75%를 차지하는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디자인법 상에 수리 조항 등을 적용, 교체(수리) 부품에 대해서는 디자인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독일, 영국, 이탈리아, 벨기에, 헝가리, 아일랜드, 라트비아,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스페인, 그리스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디자인권을 인정하는 프랑스의 부품가격이 디자인권을 인정하지 않는 인접 국가보다 100%에서 130%까지 높게 나타났다는 보고가 있다.

인증부품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수리용 부품 시장의 최대 시장인 보험 시장에서 보험 수리 작업에 인증 부품을 우선 적용하는 보험약관 제도 개선 방안 마련도 필요하다.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등 선진국 대부분의 보험사 보험약관 또는 자동차보험 보상처리지침에는 인증 부품의 사용을 명기하고 있다. 인증 부품 대신 순정 부품 사용을 원할 경우 두 부품의 가격 차이를 고객이 부담하게 했다.

2015년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물건담보 지급보험금 6조3000억원 가운데 약 90%인 5조 6000억원이 자동차수리비였다. 이러한 수리비 가운데 부품비용으로 지급한 금액이 2조60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수리비의 약 47%를 차지하는 것으로,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자동차부품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인증 부품을 통해 2010년 기준 연간 22억달러의 부품 비용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해외 사례를 바탕으로 종합하면 보험 시장이 OEM 방식 부품과 인증 부품의 시장 경쟁 유도를 위한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이다. 자동차수리비는 통신비처럼 가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인 만큼 인증 부품 혜택을 국민에게 널리 홍보해야 할 것이다.

대체부품인증제도는 국토교통부의 엄격한 성능·품질시험을 통해 품질 좋은 부품을 소비자가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도록 만든 참한 제도다. 여러 유통 단계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공급하기 때문에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자동차를 수리할 수 있다. 자동차 소비자들이 자동차 메이커 상표가 아닌 품질인증 실이 부착돼 있는 부품업체 상표의 인증 부품을 구매하길 바라면서 올해부터 자동차 수리 때 자동차 메이커 상표 부품 대신 부품업체의 인증 부품을 쓰는 현명한 습관을 들이길 기대한다.

오병성 한국자동차부품협회 전무 obs@ikap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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