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이르면 이달 구미 6세대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라인을 시험 가동한다. 당초 자동차 등 OLED 패널을 양산할 계획이었지만 애플과 중국 스마트폰용 패널도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사실상 독점해 온 중소형 OLED 시장에 LG디스플레이가 도전장을 내민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경북 구미시에 위치한 6세대 플렉시블 OLED 라인 E5 시험 가동을 앞두고 있다. 입고한 개별 장비를 테스트하면서 전체 라인의 가동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이르면 이달 중, 늦어도 다음 달에는 시험 가동한다.
LG디스플레이는 4세대 플렉시블 OLED 생산 라인 E2를 갖추고 있다. 스마트워치, 자동차용 패널, 일부 스마트폰용 패널을 공급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생산 능력은 월 2만2000장 규모다.
구미 E5는 LG디스플레이의 첫 6세대 플렉시블 OLED 라인이다. 중소형 OLED 시장에 본격 진입하는 신호탄이다. 시험 가동 후 올 상반기 중 양산에 들어간다.
LG디스플레이는 E5에 2015년 7월 1조500억원, 2016년 4월 45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총 2단계에 걸쳐 1조500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7월부터 장비 반입을 시작했다.
업계는 E5에서 월 8000장 규모 생산 능력을 우선 갖출 것으로 예상했다. 초기 가동이 안정되면 2단계로 월 8000장 규모를 추가 가동, 연말까지 1만6000장 생산 능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했다.
E5가 가동되면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패널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다.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의 무게중심이 저온폴리실리콘(LTPS) 액정표시장치(LCD)에서 OLED로 점차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중소형 시장에서 LCD를 중심으로 공급했지만 E5 완공을 기점으로 점차 플렉시블 OLED 비중을 확대할 방침이다.
애플과 플렉시블 OLED 공급 계약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당초 LG디스플레이 E5에서는 스마트폰, 자동차 등을 위한 플렉시블 OLED를 양산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디스플레이에 이어 애플에 플렉시블 OLED를 공급할 2차 공급사로 LG디스플레이가 유력하지만 E5 핵심 장비인 OLED 증착기를 일본 캐논도키가 아닌 국내 선익시스템이 공급함에 따라 E5에서 애플에 공급할 패널을 양산할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LG디스플레이 내부 방침에 따라 E5에서 애플용을 양산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캐논도키의 증착 장비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애플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기술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4세대 라인은 최신 기술이 아닌 데다 패널 규격이 작아 여기서 생산한 패널은 당장 애플의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기 어렵다”면서 “E5에서 시험 생산한 패널의 성능과 품질이 애플과의 플렉시블 OLED 공급 계약에 가속도를 낼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E5에서 애플뿐만 아니라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에 공급할 패널도 양산한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스마트폰 사업 주요 고객의 하나인 애플이 아이폰에 플렉시블 OLED를 탑재할 계획인 만큼 LG디스플레이도 이에 맞는 준비를 하고 있고, 다소 소홀히 해 온 중국 스마트폰 고객사 비중도 확대할 것”이라면서 “올해 중소형 플렉시블 OLED 기술력을 끌어올리는 해로 삼겠다”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