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 공공화장실에 휴지가 없는 이유는?…‘예산부족’ 그러나 박정희 기념사업 예산은? ‘92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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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경북 구미시 공공화장실에 휴지가 없는 이유는?…‘예산부족’ 그러나 박정희 기념사업 예산은? ‘92억’

경북 구미시 공공화장실에 휴지가 없는 이유가 화제가 되고 있다.

6일 구미종합버스터미널 화장실에 붙은 안내문 내용은 ‘구미시청 지원금이 없어 휴지가 없음. 문의:구미시청 교통행정과’이다.

구미버스터미널은 민간 운수업체들이 운영하지만, 운영비의 일부는 구미시 예산으로 충당하고 있다.

구미시 예산 부족으로 인해 공공화장실의 휴지가 없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박정희 전 대통령 관련 기념 사업을 거창하게 벌여온 구미시 행정에 대해 거센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 알려진 경북 구미시는 45년간 한 번도 내린 적 없는 새마을 깃발을 시의 자랑으로 여기고 있으며, 구미시청에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에는 없는 ‘새마을과’, ‘박대통령 기념사업계’ 등의 전담 부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최근 구미시의 박 전 대통령이나 새마을 운동 관련 예산은 크게 늘고 있다.

올해 구미시 새마을 선진화 운동 사업에는 지난해 16억 8천여만 원보다 1억 원 늘어난 17억 8천여만 원이 편성됐다.

이어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 예산은 지난해 42억여 원에서 올해 91억 9천여만 원으로 50억 원 가량 늘었다.

앞서 지난해 11월 구미시는 홈페이지에 박정희 탄생 설화를 올렸다가 비난 여론에 못 이겨 삭제한 바 있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이나 새마을 운동 관련 예산을 큰 폭으로 늘리고 있는 구미시는 주민 생활과 밀접한 경제 예산이나 복지 예산 편성에는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미시의 투자유치와 기업 지원사업은 지난해 279억 원에서 올해 189억 원으로 32.3% 줄어들었다.

구미참여연대가 지난해 구미시와 성남시의 주요 사업을 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구미시의 학교교육 지원사업은 29억 원으로 성남시(200억 원)의 15% 수준에 이른다.

이어 성남시가 244억 원을 들여 유치원생, 초등학생, 중학생 전체에 무상급식을 실시한 반면, 구미시는 저소득층과 100명 이하 초등학교, 읍면지역 초중학생으로 범위가 제한됐으며 예산도 30억 원에 그쳤다.

한편 올해 완공 예정인 구미시 ‘새마을테마파크’에 투입된 예산은 국비를 포함해 866억 원으로 확인됐다.

이는 박정희 생가 관리 및 추모예산 15억 원,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 40억 원, 박정희 역사자료관 건립 200억 원 등이다.

이에 구미참여연대는 “돈이 없어 복지를 못하는 게 아니라, 쓸 곳에 안 써서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윤지 기자 yj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