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결심은 연말까지 미국 모든 주를 방문해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겁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매년 별난 새해 소망을 밝혀온 저커버그는 이번에는 정치인 같은 새해 목표를 내놨다. 연말까지 미국 50개 주 모두를 방문, 많은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듣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그의 새해 목표는 연간 365마일 달리기와 가정일을 도우는 AI 비서 만들기였다. 지난해 스모그가 많은 중국을 방문했을 때도 달리기를 한 저커버그는 작년에 365마일을 달리지는 못했다. 하지만 집안 일을 돕는 AI 비서는 완성했다.
이전에도 저커버그는 만다린 배우기, 매일 새로운 사람 만나기, 본인이 죽인 고기만 먹기 등 다소 황당한 새해 결심을 밝힌 바 있다. 올해도 새해 결심이 독특하지만 이전과 뉘앙스가 약간 다르다. 본인 스스로도 “올해 결심은 역사상 전환점”이라며 “지난해는 격동의 시기였는데, 올해는 밖으로 나가 많은 사람과 이야기하고 그들이 어떻게 사는지 또 미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지 이야기하겠다”며 유명 정치인 같은 새해 소망을 내놨다.
정치 아웃사이더인 트럼프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자 실리콘밸리 일부 인사는 “그동안 우리가 많은 사람과 멀어져 있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한때 저커버그와 일한 적이 있는 원스페이스X 경영자도 그 중 하나다. 그는 미국을 여행하기 위해 일을 그만두었다.
한 미국 언론은 “이제 저커버그 차례”라며 “하지만 그는 일을 그만 두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저커버그 2017년 소망을 놓고 외신은 “정치에 투신하려는 것 아니냐”는 보도를 잇달아 내놓았다. 영국 가디언은 “그의 신년 계획은 정치적 야망을 암시한 것”이라며 “그는 이미 여러 차례 정치에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USA 투데이도 엄청난 페이스북 사용자를 빗대 “근 18억명 인구를 가진 디지털 국가 리더로서 그는 이미 국가 원수 예우를 받고 있다”며 “최근 들어 그가 실제로 국가 원수가 되기를 원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단순한 정치 참여가 아니라 미국 대통령 출마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리콘밸리 사람들은 저커버그가 정치 세계에 의미 있는 첫발을 내디딘 사건으로 2013년 이민자 정책수립을 목적으로 세운 `Fwd.us`를 꼽는다. 저커버그는 이 단체를 통해 이민자 보호와 H1B 비자 프로그램 확대에 나섰다. 또 그가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힌 것이나, 최근 종교에 관심을 표명한 것도 정치적 행보라고 일부 미 언론은 해석했다.
저커버그는 신년 결심을 밝히면서 “지난 10여년간 기술과 세계화는 우리를 더 많이 연결하고 더 생산적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큰 분열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사람에게 이롭게 작용할 수 있도록 게임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저커버그가 공직에 나가더라도 페이스북 오너십은 계속 유지할 전망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주식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거나, 이사회 승인을 얻을 경우 무한정 공직에 봉사할 수 있게 돼 있다. 저커버그 정계 진출설과 관련해 페이스북은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