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인터뷰] 류지현, 귀여운 학생이 풋풋한 싱어송라이터로 다가올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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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승훈 기자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삼촌 이제 오세요. 오늘도 술 좀 마신 건가요.”

케이블방송 Mnet ‘슈퍼스타K 시즌7’에서 교복을 입은 한 소녀가 등장했다. 앳된 외모와 발랄한 뱅 앞머리로 귀여운 매력을 풍기던 소녀는 청아한 목소리로 아이유의 ‘삼촌’을 불렀다. 마치 펭귄처럼 차렷 자세로 바깥으로 뻗힌 손은 사랑스러움을 더했다.

당시 19살이었던 소녀 류지현을 20살의 끝자락에서 만났다. 아담한 체구에 올망졸망한 느낌이 가득했던 류지현은 생각보다 털털한 성격과 조리 있는 말솜씨를 지니고 있었다.

“‘슈퍼스타K 시즌7’이 끝나고 지난해 11월 소속사 메이저세븐이앤엠과 전속계약을 했어요. 아무래도 오디션 당시에는 학생이었고, 지금은 기획사에 소속되어 있는 가수다보니 달라진 게 많아요. 실용음악과를 준비하며 학원에서 노래만 했는데, 여기서는 악기도 배우고 곡도 쓰고 이것저것 신경 쓸 게 많더라고요. 시야가 많이 넓어진 것 같아요.”

초등학생 때까지 수학 선생님이 꿈이었다던 류지현은 그래도 노래 부르는 것이 원래 취미였다. 중학생 때 장기자랑에 나가 전교생 앞에서 노래를 하면서부터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는 게 매력적으로 다가와 꿈을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부모님의 반대도 심했지만 꾸준히 설득해 음악의 길을 걷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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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보통의 20살이었다면 학교를 다니거나 노래 연습을 하고 있었겠죠. 지금의 저는 여러 가지 의미 있는 일도 많이 겪었고, 자작곡으로 데뷔해서 특별한 20살이에요. 친구들은 잘 못 만나긴 하지만, 데뷔곡이 나왔을 때 다들 신기해하고 대단하다고 해줬어요. 제가 썼다고 하니까 오글거린다고 놀리기도 하고요. (웃음)”

류지현은 드라마 ‘돌아와요 아저씨’ ‘싸우자 귀신아’ ‘긍정이 체질’ 등 다수 OST를 부르며 목소리를 먼저 알렸다. 이후 자작곡 ‘내가 있을까’로 데뷔했다.

“OST 곡이 나올 때마다 음원 사이트에 들어가 봤어요. 이번 싱글 냈을 때도 그랬죠. 작사 작곡 란에 제 이름이 쓰여 있으니 실감이 안 나더라고요.”

애절하고 아련한 발라드가 강세인 겨울에 화사한 분위기의 ‘내가 있을까’의 조화는 의아했다. 알고 보니 ‘내가 있을까’는 류지현이 여름쯤 만든 곡이라고. 자신의 경험담은 아니지만 풋풋하고 사랑스러운 이상적인 첫사랑의 모습을 담고자 했다. 평소 로맨스 영화를 즐겨본다던 류지현의 상상이 해맑게 비춰졌다.

“처음부터 가사를 쓰려고 했던 건 아니에요. 그런데 곡을 제가 썼다보니 그에 맞게 떠올린 생각들이 있는데, 막상 가사를 받아보니 제 느낌이 안 나온 것 같더라고요. 좋아하는 사람에게 직접 감정을 표현하기보다, 궁금해 하고 멀리서 지켜보는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류지현은 따로 작사 작곡 공부를 배운 적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이론적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어떻게 보면 그래서 가장 순수한 첫 곡이기도 하다. 가이드를 완성하며 흥얼거린 가사의 80% 이상이 실제 그대로 실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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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성격은 감성이 풍부한 편인데, 사람들은 아닌 것 같다고 해요. (웃음) 성격이 털털해서 그런가 봐요. 방송에 출연했을 때는 애교 많아보이게 나왔는데, 혼자 있을 때는 생각을 많이 하고 그래요.”

류지현이 생각하는 자신만의 보컬 장점은 음색이다. 털털하면서도 감성적인 성격만큼, 특별히 뛰어나거나 개성 있지 않아도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하게 만드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단다.

“애초에 아이돌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한 번도 안했어요. 회사도 저의 음악성을 봐주신 거라 택하게 됐고요. 그런 만큼 음악으로 소통하고 싶어요. 무대건 길거리건 많은 분들에게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어요. 저 또한 노래뿐만 아니라 ‘음악’이라는 큰 틀 안에서 이것저것 해보려고 해요.”

류지현은 특별했던 스무 살을 지나왔다. 또 다시 1년이 지나 이맘때 즈음에는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아서 좋았습니다”라고 말하고 싶다는 류지현의 바람을 이룰 수 있는 스물한 살이 되길 바라본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lshsh324@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