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조심해야할 때 가볍고, 입을 열어야 할 때 무거운 예정화의 입은 타이밍을 모르는 듯하다. ‘예능인력소’ 제작진 또한 무엇이 문제인지 감을 못 잡고 있다.
예정화는 최근 케이블방송 tvN 예능프로그램 ‘예능인력소’에 출연해 “구라 오빠랑 정민 씨랑 사귄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물론 터무니없는 루머로 상황은 종료됐지만, 이 열애설은 하루 종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사이트를 달궜다.
말 한 마디의 위력은 무서웠다. 김구라는 지난 27일 방송된 TV조선 ‘원더풀 데이’에서 이미 많은 제작진들 사이에 소문이 퍼졌으며, 이 때문에 김정민의 섭외가 보류된 적도 있다고 밝혔다.
연예계는 눈과 귀가 많은 업계다. 재빠르게 도는 루머가 진짜인 것처럼 되어버리는 세계다. 그 안에 사는 연예인은 이미지로 먹고 사는 직업인만큼 ‘말’이 너무나도 중요하다. 거짓말인 소문이라 할지라도 관련해 언급이 되는 순간부터 그 소문은 이미 연관검색어처럼 연예인을 따라다닌다.
소속사는 “제작진의 요청이 있어서 예정화가 언급한 것”이라며 “재미있게 녹화를 마쳤고 넘어간 부분인데, 마치 두 사람의 열애설을 폭로한 것처럼 이야기가 나와 당혹스러웠다”고 상황을 해명했다.
또 즉각 대응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당사자와 제작진에게 피해를 줄까 조심스러웠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점차 악의적인 기사들이 나오면서 더이상 방관해선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구라와 김정민이 상황을 다 해결한 후에, 그리고 이미 피해를 입혀놓고 이제 와서 “피해를 줄까봐”라고 말하는 것은 모순으로 보인다. 악의적인 기사들로 인해 이제 방관하지 않겠다는 입장은 억울하다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예능인력소’ 측은 해당 내용에 대해 “전체 패널들에게 전달한 내용인데 커뮤니케이션에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제작진과 합의했다”는 소속사의 입장과 제작진의 말은 묘하게 뉘앙스가 어긋나고 있다. 서로 책임회피를 하고 있는 모양새다.
양측은 서로 발 빼기에 급급하고 있다. 제작진 뒤에 숨어 책임을 떠넘기는 예정화의 태도나, 이제 와서 모두에게 전달한 내용이라고 설명하는 방송 측의 태도나 모두 당황스럽다. 여론이 곱게 흘러갈 리가 만무하다.
때도 늦었지만,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간 대처가, 재밌는 해프닝 정도로 마무리 될 수 있던 일을 키운 주된 원인이다. 예정화와 방송 측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부정 여론에 원망의 눈초리를 보내기 전에, 무엇이 일을 더 키운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과연 모두가 등을 돌린 진짜 이유가 무엇일지.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lshsh324@enteron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