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은 지난 40여년간 우리나라 국부 창출은 물론이고, 고용과 혁신의 원천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글로벌 제조업 경쟁력 순위 전망에서 보듯 한국 제조업 경쟁력은 안주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현재 국내 제조업은 소프트파워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비용 생산구조로 인해 국내 생산기반이 축소되는 구조적 문제점도 있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제조업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춰 새로운 진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미 주요 선진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제조업 중요성을 주목하고 제조업 르네상스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자국 기업의 해외 공장을 미국으로 옮겨오는 `리쇼어링(Reshoring)`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사실 리쇼어링 정책은 현 오바마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는 정책이기도 하다. 미국이 리쇼어링 드라이브를 거는데는 풍부한 셰일가스 매장량과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IT·소프트웨어 기술력이라는 탄탄한 밑거름이 있다.
독일은 이미 2011년에 `인더스트리 4.0`을 입안하고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민관 합동으로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하는 등 제조업의 디지털화를 추진 중이다.
중국은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을 참고해 제조업 첨단화를 목표로 한 `중국제조 2025`를 발표했다. 2025년까지 중국 제조업 수준을 독일과 일본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2049년에는 세계 1위가 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일본은 `로봇 신전략` 등의 정책을 내놓고 제조업을 비롯한 산업 전반 혁신에 나섰다.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의 변화 속도도 빠르다. 이종 산업간 융·복합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3D 프린팅과 스마트공장 등을 통한 생산방식 변화도 새로운 흐름이 되고 있다. GE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전담하는 GE디지털을 설립하고, 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을 인수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공장과 기계에 인공지능 등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제조업을 혁신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멘스도 전자화, 자동화, 디지털화 등을 목표로 한 `디지털 팩토리 사업부`를 신설하고, 스마트 공장 사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