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앵커가 600년 전 태종을 소환해 정국을 비판했다.
26일 방송된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에서 손석희는 지난 9월 7일 JTBC 김준술 사회2부장이 쓴 중앙일보 칼럼을 인용해 "죽은 숭어 배를 가르니 걸쭉한 녹조가 쏟아져 나왔다. 뿌연 화면으로 가리지 않고는 방송이 힘들 정도"라 입을 연 뒤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고 브리핑을 시작했다.
이어 손석희는 "세월호. 한 네티즌의 개인 작업 탐색 작업에조차 매달렸을정도로 사람들은 진실에 목말라 있었다. 하지만 국정 책임자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관계자들. 책임은 내게 있다는 말을 누구에게서도 듣지 못했다"고 지적한 뒤 "그 말을 들으려면 6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며 조선 태종을 소환했다.
실록에 따르면, 태종은 "쌀은 아까울 것이 없지만 사람 죽은 것이 대단히 불쌍하구나 그 부모와 처자의 마음이 어떠할 것인가"고 말했다. 당시 경상도의 조운선 34척이 배가 한가운데서 침몰한 것을 두고 한 말이었다. 출렁이는 민심의 흐름이 얼마나 두려운 것이니 깨닫고 있었던 것이다.
손석희는 "태종은 혜안의 왕이었다"며 "직역의 물과 의역의 물을 동일시하지 못할 때 물은 어떠한 대답을 돌려주는가"하고 시국을 지적했다.
손석희의 브리핑은 바로 지난 22일 대학신문에서 2016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된 '군주민수(君舟民水)'를 소환하며 마침표를 찍었다.
이윤지 기자 yj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