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연말이면 익명으로 거액의 기부를 하는 등 '대구 산타 키다리아저씨'로 불리는 60대 기부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나타나 남다른 선행을 펼쳤다.
26일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사무실 밑에 와 있으니 잠깐 내려 오이소”라는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받은 직원은 급히 사무실 밑으로 내려가 키다리 아저씨를 만났고 그는 차에서 직원과 간단한 인사를 주고받은 후 “확인 해보라”는 말과 함께 봉투 한 장을 건넸다.
봉투 안에는 신문 전단지 뒷면에 쓰인 “정부가 못 찾아가는 소외된 이웃을 도와주시면 고맙겠습니다”라는 메모와 함께 1억2000여만원의 수표 한 장이 들어있었다.
감사의 뜻을 전하는 직원에게 “메모에 쓰여 있는 내용처럼 소외된 이웃을 잘 지원해 달라”라는 말을 전하고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이 60대의 키다리아저씨는 2012년 1월 처음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방문해 익명으로 1억원을 전달하며 나눔을 시작했다.
이어 2012년 12월 1억2300여만원, 2013년 12월 1억2400여만원, 2014년 12월 1억2500만원, 지난해 12월 1억2000여만원을 모금회 직원에게 전달했다.
키다리 아저씨가 2012년부터 5년 동안 6회에 걸쳐 기탁한 성금은 7억2000여만원으로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역대 누적 개인기부액 중 가장 많은 액수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매년 크리스마스 즈음 찾아오는 키다리 아저씨는 대구시민들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 희망을 주는 자랑이자 이제는 없어서 안 될 소중한 존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윤지 기자 yj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