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달콤한 인생’ ‘놈놈놈’ ‘악마를 보았다’ ‘광해’ 등 이병헌이 출연한 작품 어느 것을 보더라도 그의 연기력에 감탄하게 되지만, 그는 영화 ‘내부자들’에서 또 한 번 완벽한 연기를 선보여 대중들의 찬사를 받았다. ‘내부자들’은 지난해 11월 개봉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청룡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번 영화 ‘마스터’는 ‘내부자들’과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사회의 비리를 파헤치고 복수하는 것은 비슷한 콘셉트지만, 감독의 성향과 템포가 워낙 다르기 때문에 영화 색깔 자체는 비교할 수 없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이번엔 내가 백윤식 선배의 롤이었다. 두 사람이 힘을 합쳐 한 사람을 잡는 이야기니까. 그리고 이번 현장에선 챙김을 많이 받았다. 좋기도 하지만 어색하기도 했다. 내가 이렇게 제일 큰 선배가 되고 선생님이 됐나.(웃음) 특히 우빈이는 너무 예의 바른 친구라 처음에 적응이 안됐다. 내가 불편한가보다 싶어서 일부러 농담도 많이 했다. 보드가드랑 있는지 후배랑 있는지 모르겠다며.(웃음)”
‘내부자들’ 이후 대중들이 이병헌에게 거는 기대가 더 높아졌다. 이병헌의 기사에는 무조건 ‘연기력’과 관련한 댓글이 달린다. 극찬을 받을수록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지 않을 터. 이런 현상에 대해 이병헌은 어떻게 생각할까.
“당연히 칭찬해주시면 배우로서 좋지만,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내부자들’을 사람들이 참 많이 생각하는구나, 그 영화가 사람들에게 자극을 줬구나 싶다. 한편으로는 내가 무슨 영화를 찍든 ‘내부자들’과 비교를 하는구나 싶기도 하다.(웃음) ‘내부자들’에서는 외모도 상황도 극단적으로 치달았었다. 그런 칭찬은 다음 작품 할 때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작품마다 그 정서에 맞게 해야 한다. 그럼 ‘싱글라이더’는 심심해서 어떻게 보겠나.(웃음) 어깨가 가벼워야 자유로워지지 않을까. 그 자유로움 속에서 새로운 것이 탄생한다.”
올 한 해도 이병헌은 바빴다. ‘내부자들’로 국내외에서 각종 상을 받았고, ‘밀정’에서는 카메오로 출연했으며, 할리우드 영화 ‘매그니피센트’로는 국내외 팬들과 인사를 했고, 아카데미 시상식에 시상자로 방문하기도 했다. 더할 나위 없이 완벽했던 이번 해를 이어 이병헌이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일까.
“이번 해엔 작품도 작품이지만, 미안할 만큼 상을 많이 받았다. 체력이 따라준다면 작품을 더 하고 싶은 생각도 있다. 예전에는 2년에 1편 한 적도 있다. 쉬고 싶어서 쉰 것이 아니라 시나리오가 없거나 있어도 내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다. 요즘에는 내가 왜 이렇게 쉬지 않고 일을 하는지 그 이유를 굳이 찾아보니까 우리나라 영화가 수준이 많이 높아진 것 같다. 외국에서도 한국영화의 예상치 못한 뒤틀림들에 대해 칭찬을 많이 한다. 그래서 내가 끊임없이 영화를 하는 것 같다. 과거에도, 지금도 목표는 없다. 그래서 앞으로 어떤 좋은 작품이 있을지, 어떤 해외활동을 할지 더 기대가 된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