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유지훈 기자] ‘안투라지’가 끝내 빛을 발하지 못하고 마침표를 찍었다. 반전은 없었다. 낮은 시청률은 물론 화제성까지 잡지 못한, tvN이 선보였던 드라마 가운데 가장 낮은 성적이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1월 4일 첫 방송한 tvN 금토드라마 ‘안투라지’는 2.2%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두 번째 방송분은 1.1%라는 첫 회 시청률의 절반에 가까운 성적을 보였고 줄곧 1%를 오르내리며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안투라지’는 미국 방영된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원작은 여덟 번째 시즌까지 만들어진, 8년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다. 그럼에도 한국 리메이크작은 엄청난 실패를 거둔 셈이다. 서강준-조진웅-이광수-박정민이라는 막강한 라인업으로도 막을 수 없었던 실패였다.
‘안투라지’는 차세대 스타로 떠오른 차영빈(서강준 분)과 그를 톱스타로 만드는데 올인한 매니지먼트 대표 김은갑(조진웅 분), 그리고 영빈에게 인생을 건 친구들의 연예계 일상을 담았다. 미국 드라마를 원작으로 했기에 이야기를 한국적으로 풀어내야 했다. 하지만 ‘안투라지’의 한국 패치는 실패했다.
중심이 되는 차영빈의 고군분투기는 반복적이다. 그는 영화 ‘임화수’ 출연을 원하지만 스캔들, 영화계 내부의 사건, 주변 인물들로 인해 번번이 고배를 마신다. 풀릴듯 풀리지 않는 차영빈의 영화 출연은 초반에는 흥미진진할 수 있으나 점점 몰입도는 떨어져만 간다.
제작진은 이를 알았는지 그 주변인물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준비했다. 아이돌 출신 무명 연기자 차준(이광수 분), 시시껄렁한 농담을 뱉는 거북(이동휘 분)은 분명 드라마의 재미적인 요소를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주고받는 농담들은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보는 데에서 시작된다. 최근 젠더 관련 이슈가 쏟아지고 있는 한국에서는 다소 불편할 뿐이다.
할리우드 스타와 한류 스타의 삶은 다르다. 스케일적인 측면, 문화적 측면 모두 그렇다. 제작진은 이를 조율하는데 실패했다. 한국의 어떤 기획사도 오픈식으로 클럽 파티를 하지 않는다. 부산 국제영화제에 친구들을 대동하고 나오는 한류 스타는 없다. 차영빈의 삶을 화려하게 보여주고 싶었겠지만 ‘안투라지’ 속 그는 마치 어색한 옷을 입은듯 이질감을 느끼게 했다.
사전제작이 아니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차준-거북은 높은 수위의 ‘섹드립’ 대신 다른 개그 요소를, 화려한 연예계를 조금 더 담백하게, 차영빈의 ‘임화수’ 출연을 조금 더 당겨줬을지도 모른다. ‘굿와이프’를 시작으로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을지도 모를 tvN의 리메이크 미드는 한 차례 위기를 맞고 말았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유지훈 기자 tissue@enter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