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노키아가 2차 특허전쟁에 돌입했다. 2009년 노키아가 특허 침해 혐의로 애플을 제소한지 7년 만이다. 두 회사는 2년간 법정 공방 끝에 2011년 특허 사용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특허 사용 계약이 끝나는 올해 두 회사는 다시 특허 분쟁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애플은 노키아 특허를 이용해 수익을 취해온 9개 특허관리 전문기업(NPE)을 제소했고, 이에 대한 반격으로 노키아 역시 애플을 특허침해 혐의로 제소했다. 외신은 “애플과 노키아가 아이폰에 사용된 지식재산권을 놓고 법적 공방에 돌입했다”며 “2011년 애플이 노키아에게 7억2000만달러(8665억원)의 특허 사용료를 지불해 종결된 특허 전쟁의 재발”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특허분쟁은 애플이 먼저 기선 제압에 나섰다. 애플은 캘리포니아 북부지방 법원에 노키아가 일부 특허를 제3자에게 양도해 과도한 특허 사용료를 갈취했다고 9개 NPE를 계약위반 혐의로 제소했다. 노키아는 즉시 반발했다. 애플이 제소한 다음날 △디스플레이 △안테나 △비디오 코딩 등 32개 노키아 특허가 애플 제품에 무단 사용됐다고 독일과 미국 법원에 제소했다. 연이어 노키아는 소송 대상국을 11개국으로 확대해 전면전에 나섰다. 노키아는 핀란드, 영국, 이탈리아, 스웨덴, 스페인, 네덜란드, 프랑스, 중국, 일본에서 소송을 제기했다. 또 노키아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에 애플을 제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키아 특허 담당자인 일카 라나스토(Ilkka Rahnasto)는 “32개 특허 사용에 대한 합의를 수년간 진행해왔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정당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노키아의 전면전에 맞서 애플 역시 공격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애플은 당초 △아카시아 △컨버전트 IP매니지먼트 △코어 와이어리스 라이선싱 등 9개 NPE를 피고로 제소했다. 하지만 노키아, 노키아 테크놀로지스 등 노키아 본사를 피고로 추가해 직접적인 시비를 가릴 방침이다. 애플은 “특허에 대해 공정한 가격(fair price)을 지불할 의사가 충분히 있다”고 강조하며 “하지만 노키아는 공정한 특허 라이선스 대신 특허를 무기로 돈을 갈취하는 특허괴물(patent troll)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노키아는 네크워크 장비 판매 감소로 전체 매출에서 특허 비즈니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노키아 특허를 관리하는 노키아 테크놀로지스의 지난해 매출은 10억 유로(1조 2568억원)에 달한다. 노키아 그룹 전체 매출의 8% 수준이다. M&A 등으로 보유 특허를 늘린 노키아는 특허 매출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애플과 특허분쟁을 비롯해 노키아 특허 비즈니스는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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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욱 IP노믹스 기자 wo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