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이 자동차용 운용체계(OS) 세계 1위인 블랙베리QNX소프트웨어(SW)에 차랑용 브라우저를 공급한다. 브라우저는 웹 기반으로 차량에 다양한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다. 앞으로 QNX를 적용한 세계 프리미엄 차량의 각종 커넥티드 서비스가 한국 기술을 기반으로 구동될 전망이다.
오비고(대표 황도연)는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위한 HTML5 기반의 브라우저 엔진 `블링크(Blink)`를 블랙베리QNX에 공급키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차량용 브라우저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구동할 수 있게 해 주는 중간자 역할이다. 같은 앱이라고 해도 자동차용과 스마트폰은 포맷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브라우저와 같은 별도의 툴이 필요하다.
블랙베리QNX는 캐나다 블랙베리의 자회사로,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장 1위 업체다. QNX OS는 아우디, 포드, 토요타, 제너럴모터스(GM) 등의 글로벌 완성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채택해 지금까지 세계 6000만대 이상 차량에 탑재했다.
QNX가 다음 버전 차량용 브라우저 적용을 위해 오비고와 손을 잡으면서 2018년부터 오비고의 브라우저가 QNX의 차량용 OS에 내장된다.
오비고는 2009년부터 차량용 브라우저 사업을 펼치면서 현대자동차, BMW 등에 개별 공급을 해 왔다. 이번 합의를 통해 QNX OS에 브라우저를 내장키로 함에 따라 QNX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자동차에 오비고의 브라우저가 들어갈 수 있게 됐다.
인포테인먼트 OS 영역은 자동차가 커넥티드카·자율주행차로 발전하면서 플랫폼 역할까지 하는 추세다. 기존에는 완성차 업체들이 1차협력사(티어 원)에 OS 선정과 개발을 맡기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완성차 업체들이 직접 나서는 이유다.
오비고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에 필요한 앱과 서비스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어 향후 인터넷음악, 날씨, 뉴스, 맛집정보, 일정관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각종 앱도 블랙베리QNX를 통해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용 SW는 고도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요구하는 분야다. 이 때문에 역사가 긴 북미·유럽 SW 업체들이 이 시장을 장악해 왔다. 이번 합의를 통해 자동차 분야에서 한국이 하드웨어(HW)뿐만 아니라 SW 기술력까지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황도연 사장은 “임베디드 브라우저에서 20년 가까이 쌓은 기술력으로 오픈소스 HTML 브라우저를 완성할 수 있었다”면서 “블랙베리 QNX와 함께 새로운 차량 앱과 서비스 구현을 위한 HTML5 기술 부흥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