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인공지능 `알파고`의 아버지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 중력파의 존재를 실제로 확인한 고급레이저간섭계중력파관측소(라이고·LIGO) 가브리엘라 곤살레스 라이고 과학협력단 대변인 등을 올해 과학계의 중요한 인물로 선정했다.
네이처에 따르면 허사비스 CEO가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는 세계 최정상급 기사인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날카로운 수 읽기와 새로운 전략을 무기로 4승을 거두며 인공지능의 빠른 발전과 가능성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곤살레스 대변인은 세계 1000 명이 넘는 LIGO 과학협력단 연구진의 협력과 소통을 돕고 `중력파 검출`이라는 세기의 발견을 성공적으로 알리는데 앞장섰다.
LIGO 과학협력단은 시공간의 뒤틀림인 중력파를 지난해 9월 탐지했다고 올해 2월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검출된 중력파는 태양 질량의 36배, 29배인 블랙홀이 지구에서 13억광년 떨어진 곳에서 충돌해 합쳐지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올해는 특히 생명과학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자가 포함됐다. 브라질의 의사인 셀리나 마텔리는 전 세계의 감염전문가, 신경과학자 등과 연구네트워크를 형성해 임신부의 지카바이러스 감염이 소두증 아기 출산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밝힌 공로를 인정받았다. 존 장 미국 새희망출산센터 박사는 이른바 `세부모 체외수정`으로 알려진 미토콘드리아 치환술로 건강한 아기를 태어나게 했다. 미토콘드리아 치환술은 세포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기관인 미토콘드리아에 결함이 있는 여성의 난자에서 핵만 꺼내 핵을 제거한 다른 여성의 난자에 집어넣어 유전병을 막는 방법이다.
케빈 에스벨트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미디어랩 리더는 유전자를 마음대로 자르고 붙일 수 있는 유전자 가위인 `크리스퍼(CRISPR)-Cas9`의 사용이 돌연변이의 속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테리 휴즈 호주연구협의회(ARC) 소장은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세계 최대 산호초 군락에서 산호가 집단 폐사한 사실을 보고했다.
이 밖에 온실가스인 수소불화탄소(HFCs) 사용 금지에 대한 197개국 동의를 얻어낸 네덜란드 대기과학자 구스 벨더스와 성 소수자에 대한 물리학계 차별과 편견에 경각심을 일깨운 엘레나 롱 미국 뉴햄프셔대 연구원, 학술지 출판사에서 논문을 빼내 무료로 공개하는 웹사이트 `사이허브(Sci-Hub)`를 세워 논란을 빚은 알렉산드라 엘바키얀이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또 영국 런던 퀸메리대의 길렘 앙글라다-에스쿠데 교수는 태양과 비슷한 별인 프록시마 센타우리의 주위를 도는 지구만 한 크기의 행성을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름을 올렸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