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이용자 3분의1 가정용 충전기 안쓴다...`집밖 충전으로도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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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기자동차 이용자 10명 가운데 3명은 소유 여부를 떠나 가정용 충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굳이 집에서 충전하지 않더라도 집 밖 공용충전기만으로도 전기차 이용에 불편함이 거의 없어졌다는 의미다. 전기차를 구입하면 반드시 집에 충전기를 갖춰야 한다는 공식도 점차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충전기 보급 정책도 가정용보다는 공공 급속충전기 확충에 집중돼야 할 것으로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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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한 주차장에서 전기차 이용자가 충전을 하고 있다.

전자신문이 전국 전기차 실사용자 137명을 대상으로 `전기차 충전 이용 실태` 설문조사에서 21명(15.4%)은 아예 가정용 충전기를 소유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충전기를 갖고 있지만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이용자도 17명(13.7%)이나 됐다. 응답자 가운데 38명(29.1%)이 가정용 충전기 소유와 상관없이 가정용 충전기를 쓰지 않고 있는 셈이다.

조사에서 단독주택이나 아파트 등 주차장 내 완속충전기(7㎾h급) 소유자가 72.8%로 가장 많았다. 차에 싣고 다니는 이동형충전기(3㎾h)를 쓰는 이용자는 16.9%로 다소 낮았다.

가정용 충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거주지 인근에 무료나 요금이 저렴한 완·급속 충전소가 많아 굳이 가정용 충전기를 쓸 필요가 없다는 답이 압도했다. 가정용 충전기를 쓰면 매달 고정으로 나가는 기본요금(1만5000원)과 전기요금을 내야 한다. 반면에 정부, 한국전력공사 등이 구축한 급속충전기(50㎾h)를 이용하거나 이마트 등 할인점 등에 설치된 완속충전기를 쓰면 기본요금은 아예 없고 요금도 훨씬 싸다.

충전기를 그냥 방치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가정용 충전기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의 일부는 실 거주지가 아닌 멀리 떨어진 친척집 같은 곳에 충전기를 설치했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는 환경부가 1대1로 무상 지원하는 충전기를 가정 내에 두고 싶지만 아파트 등 공동주택 입주자들의 반대로 설치가 어렵게 되자 멀리 떨어진 친척집 등에 설치해 놓고 방치한 경우다.

가정용 충전기 사용 빈도도 저조했다. 일주일에 한두 번 사용한다는 답이 38.5%로 가장 많았다. 매일 충전하는 응답자는 31%였다.

전기차 사용자인 김 모씨는 “집 근처에 충전 속도가 가정용보다 훨씬 빠른 무료 급속충전기가 있어서 올해 초부터 가정용 충전기를 아예 사용하지 않는다”면서 “고정비를 아낄 수 있고 사용도 편해 공공충전소를 계속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이용자가 매월 지출하는 가정용·공용 충전비용을 3만원 미만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66.4%로 가장 많았다. 5만원 이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11.9%에 불과했다.

눈에 띄는 현상은 응답자 절반인 50.4%(69명)가 매달 1000km 이상을 달린다고 답해 주행 거리가 빠르게 늘고 있는 추세다.

이번 설문은 제주(49명), 서울(25명), 경기(20명) 등 전국 이용자 대상으로 실시했다. 올해 전기차를 구매한 이용자는 61.3%, 2016년 이전에 구매자와 중고차 구매자는 각각 35.4%와 7.3%였다.

 

<자료:전자신문 자체 조사(2016. 12월)>

자료:전자신문 자체 조사(2016. 12월)
전기차 이용자 3분의1 가정용 충전기 안쓴다...`집밖 충전으로도 충분`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