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유지훈 기자] 가수 정승환의 발라드가 2016년 후반기 음원차트 1위를 지킬 것 같았지만 이변이 일어났다. 신예 여성 랩퍼가 갑작스럽게 정상을 차지한 것이다. 헤이즈(HEIZE)라는 이름을 보고 노래를 클릭했던 사람들은, 예상치 못한 노래 실력에 놀라고 그 분위기에 매료된다.
헤이즈는 지난 2일 자정 신곡 ‘저 별’을 발매했다. 이 노래는 가족, 친구, 연인등 모든 이별한 사람들의 심정을 밤하늘의 별로 표현한 알앤비(R&B) 팝 발라드다. “혹시 저 별도 나를 보고 있을까”라고 뱉는 헤이즈의 음색은 피아노 선율 위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공허함과 그리움이라는 감정을 자극한다.
헤이즈는 이번 신곡의 작사, 작곡, 프로듀싱에 직접 참여했다. 뮤지션이 자신의 노래를 만드는 것은 이제 가요계에서는 흔히 만나볼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헤이즈의 발자취를 따라가보면 이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헤이즈는 2014년 싱글앨범 ‘조금만 더 방황하고’를 시작으로 미니앨범 ‘헤이즈(HEIZE)’ ‘내 남자친구가 고맙대’ ‘품 스윗 품(Pume Sweet Pume)’를 발표했다. 수록된 곡은 모두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었다. 때문에 그는 ‘사랑노래만 할 줄 아는 평범한 여성 랩퍼’라는 날선 평가에 시달렸다. 하지만 그는 이 편견을 조금씩 깨며 뮤지션으로 자리 잡았다.
시작은 2015년 방송된 Mnet 예능프로그램 ‘언프리티 랩스타2’다. 당시 그는 자신을 디스했던 키디비에 정면으로 맞서고 다른 랩퍼들 사이에서 당당히 랩배틀에 임하며 걸 크러쉬한 매력을 뽐냈다. 그럼에도 귀여운 외모, 구수한 사투리가 섞여 나름의 팬을 보유했다.
‘언프리티 랩스타2’는 첫 번째 시즌보다 좋지 못한 시청률, 음원 성적을 보였다. 헤이즈라고 예외는 아니었기에 방송이 끝난 후 별다른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하지만 꾸준히 음원을 내며 뮤지션으로서의 활동에 매진했고 2016년 4월 첸, 바이브와 함께 발매한 싱글 ‘썸타’로 음원차트 상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그리고 헤이즈의 본격적인 활약이 이어졌다. 비스트 용준형과 함께한 ‘돌아오지마’는 당시 음원차트 1위라는 성적을 얻어냈고 헤이즈를 대표하는 노래로 자리 잡았다. 딘과 작업해 선보인 ‘셧 업 앤 그루브(Shut Up and Groove)’ ‘앤 줄라이(And July)’는 모두 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이 노래들의 성공을 보며 ‘유명 뮤지션의 노래에 헤이즈라는 이름이 있을 뿐 아니냐’고 반박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노래들은 헤이즈가 작사가·작곡가로서 참여했다. 최근 1위에서 내려올 줄 모르는 ‘저 별’ 역시 자작곡이다. 노래를 만들 줄 아는 뮤지션으로 성장한 셈이다.
헤이즈의 홍보를 맡은 HNS HQ의 관계자는 “수록곡들의 경우 대부분 헤이즈가 직접노래를 썼다. ‘언프리티 랩스타’를 통해 랩 실력으로 눈길을 끌었지만 결론적으로 노래를 만들고 부를 줄도 아는, 필요한 요소들을 가지고 있는 뮤지션이라 성공할 수 있었다고 본다”고 밝혔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유지훈 기자 tissue@enter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