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애플 디자인특허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액이 지나치게 많다며 제기한 미국 대법원 상고심에서 승소했다. 삼성은 애플에 지불한 배상액 중 일부를 돌려받을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연방대법원이 “애플에 지급한 배상액 규모가 과다하다”는 삼성 주장을 대법관 8명 전원일치로 받아들였다고 보도했다. 이번 상고심은 삼성이 애플 디자인특허 3건을 침해한 사실은 분명하지만, 그에 따른 배상액 산정이 적절했는지 따지는 것이 핵심이었다. 관련 특허는 △검은 사각형의 둥근 모서리 특허(D677) △액정화면에 베젤을 덧댄 특허(D087) △격자 형태로 배열한 애플리케이션 특허(D305) 등이다.
앞서 삼성은 스마트폰 11종이 애플 디자인특허 3건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배상액 3억9900만달러(약 4435억원)를 부과받았다. 2010년 출시한 `갤럭시S` 전체 이익금에 해당하는 규모다. 침해 당한 디자인특허를 적용한 제품 전체 수익금을 배상해야 한다는 미 특허법 289조를 적용한 결과다.
삼성은 “디자인특허는 복합적인 스마트폰의 일부 구성요소에 불과하다”며 “수익금 전체를 배상액으로 산정해서는 안 된다”며 상고를 신청했고, 지난 3월 연방대법원이 이를 수용했다. 10월 11일 진행된 상고심 구두변론에서 존 로버츠 대법원장 등 일부 대법관은 “디자인특허는 스마트폰 외관에 적용될 뿐 칩 등 내부 부품을 포함하는 것은 아니어서 배상액을 전체 제품가격에 기반해 산정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상고심을 앞두고 △구글 △페이스북 △델 등 IT업계는 삼성 주장을, △크록스 △티파니앤코 등 디자인업계는 애플 입장을 지지하는 법정의견서를 제출했다. 이번 판결에 관심이 그만큼 컸다는 의미다. 대법원이 삼성 주장을 수용해 사건을 하급심으로 돌려보냄에 따라 하급심은 배상액 재산정 작업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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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종 IP노믹스 기자 gjgj@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