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View┃영화] 男투톱 ‘형’VS 女‘투톱 미씽’, 경쟁이 의미있는 이유

Photo Image
출처 : 포스터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한국 박스오피스에서 재미난 맞대결이 진행되고 있다.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 달달 코믹한 커플을 연기했던 배우 조정석과 공효진이 각각 동성의 파트너와 함께한 영화 ‘형’과 ‘미씽: 사라진 여자’(이하 ‘미씽’)로 극장가 대결에 나선 것이다.

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영화 ‘형’은 797개 스크린에서 8만 625명을 모아 박스오피스 1위를, ‘미씽’은 758개 스크린에서 7만 1613명을 모아 2위를 기록했다.

‘형’은 지난 11월 24일 개봉해 첫 날 933개 스크린에서 13만 6871명을 모았다. 이후 3일 동안 ‘신비한 동물사전’에게 1위를 내줬지만, 28일 이후부터는 꾸준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미씽’은 ‘형’ 개봉 일주일 뒤인 11월 30일 개봉했다. 개봉 첫 날 633개 스크린에서 13만 9198명을 모았다. 현재 ‘형’에게 밀려 2위에 자리하고 있지만, 개봉 첫 날 스코어는 ‘미씽’의 승리다. 스크린수가 ‘형’보다 300개가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뤄낸 성과라 더 주목할 만하다.

다만 개봉 첫 주말 스코어는 ‘형’이 ‘미씽’보다 우위다. ‘형’은 개봉 첫 주말(11월 25일~27일) 993개 스크린에서 80만 명을, ‘미씽’은 개봉 첫 주말(12월 2일~4일) 790개 스크린에서 47만 명을 모았다.

두 작품은 함께 극장가에 걸린 이후 1,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지난 5, 6일에는 겨우 9천 명으로 순위가 갈렸다. 게다가 ‘형’은 개봉 첫 날 933개 스크린에서 개봉 3주차인 지금 797개 스크린으로 줄어들었고, ‘미씽’은 개봉 첫 날 633개 스크린수를 가졌지만, 개봉 일주일이 지난 지금 758개로 늘어났기에 더 기대되는 바다.

두 작품은 전혀 다른 장르의 영화지만, 가족의 소중함을 다뤘다는 점은 같다. ‘형’은 훈훈한 형제의 이야기로 풀어냈고, ‘미씽’은 극한의 상황에 처한 여자들을 통해 그려냈다. ‘형’은 예상 가능한 흐름이지만 보편성에 초점 맞춰 감동과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미씽’은 스릴러로서 쫀쫀한 전개와 충격적인 반전으로 영화적인 재미를 준다.

더욱이 ‘형’은 남배우 투톱물, ‘미씽’은 여배우 투톱물이기에 브로맨스와 워맨스 대결로도 보여 재미난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익숙한 남배우 투톱영화와 흔하지 않은 여배우 투톱영화가 대결하게 된 상황. 하지만 익숙하다는 것은 보편성이 있다는 것이고, 흔하지 않다는 것은 낯설다는 것이다. 상업영화에서는 독특함보다 익숙함이 더 미덕일 때가 있다. 게다가 여배우 주연 영화는 잘 되지 않는다는 속설까지 있다. 때문에 앞서 ‘미씽’은 개봉 전 시사 당시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다. 하지만 좋은 결과를 내면서 제대로 된 브로맨스-워맨스 맞대결을 펼치게 되어 영화계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관람객의 평이 좋은 것이 흥행에 도움이 된 것 같다. 여성 투톱 영화가 흥행에 불리한 점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단순히 그동안 여성영화가 안됐는데 이 작품은 잘됐다기보다는 복합적인 요소가 있는 것 같다. 여자들이 진짜로 박수쳐줄 영화가 많지 않았다. 여자 영화라고 무조건 안 본다기보다는 잘 만든 영화를 보고 싶어 했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대부분 남자다 보니까 여성의 이야기를 디테일하게 그리는 사람이 드물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여성 감독이 많이 늘어나고 있어 자신들의 이야기를 잘 그려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게다가 여배우들도 자신들이 하고 싶어 했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표현할 때가 온 것 같다. 여성혐오라는 것도 있었는데, 그것을 몰랐다가 의식하면서 신경을 쓰는 사람도 많고, 거둬내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이렇게 무르익은 사회적인 분위기도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전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